[매경닷컴 MK스포츠(평창) 강대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남자스켈레톤 금메달은 687일(1년10개월16일) 전에 밝힌 자신의 영웅이 노메달에 그쳤기에 더 인상 깊다.
윤성빈은 15~16일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1~4차 주행 결과 합계 3분20초55로 1위에 올랐다.
2위 이하와 윤성빈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격차는 1.63초 이상에 달한다. 기록 스포츠로는 이례적인 차이를 보이며 압도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윤성빈 남자스켈레톤 3차 주행 준비 모습. 사진(평창)=천정환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윤성빈은 2016년 4월 1일 ‘당신의 영웅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르비아)를 꼽았다. 2010·2014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두쿠르스는 이번 대회 4위에 그쳤다.
윤성빈이 아니라면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동메달은 땄을 수도 있다. 영웅의 몰락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네덜란드 통계회사 ‘그라세노터 스포츠’는 13일 올림픽정보서비스(OIS)에 제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프리뷰에서 “두쿠르스가 메달을 획득하면 2010·2014올림픽 준우승에 이어 해당 종목 유일한 올림픽 3회 입상자가 된다”라고 설명했으나 결과는 이와 달랐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라트비아국가대표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대회 1차 주행에 임하는 장면. 사진=AFPBBNews=News1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스켈레톤 4차 시기 윤성빈 50초02는 올림픽슬라이딩센터 트랙 신기록. 1차 주행(50초28)과 2차 시기(50초07)에 이어 금메달 획득과정에서 3차례나 코스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올림픽슬라이딩센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남자스켈레톤 트랙 최고기록은 2017년 3월 17일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작성한 50초64였다.
윤성빈은 2017-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시리즈 남자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금5·은2로 8년 연속 세계일인자로 군림한 마르틴스 두쿠르스(금2·은3)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냈다.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남자스켈레톤 황제이자 비운의 이인자이기도 하다. IBSF 세계선수권 5회 우승 및 유럽선수권 9연패라는 전무후무한
2016 IBSF 세계선수권 남자스켈레톤 부문 윤성빈의 은메달 당시 우승자가 바로 마르틴스 두쿠르스다.
황제는 자신의 경력을 완성할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기는커녕 2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윤성빈에게 앙갚음을 당하며 폐위되고 말았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