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오나 사브첸코가 5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아이스쇼에도 등장해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인 사브첸코는 페어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브뤼노 마소(29)와 짝을 이룬 사브첸코는 15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끝난 평창올림픽 피겨 페어스케이팅에서 총점 235.90점을 받아 우승했습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시작으로 무려 5번의 도전 끝에 따낸 금메달입니다.
성인 무대에서 활동한 지 무려 19년 만에 이룬 꿈이기도 합니다.
2008∼2009년, 2011∼201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2014년에도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습니다.
두 명의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며 그가 수집한 세계선수권대회 메달만 10개에 이릅니다. 이 중 5개가 금메달입니다.
이렇게 화려한 이력에도 사브첸코에게는 딱 하나가 부족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입니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사브첸코는 우크라이나 대표로 출전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4차례 올림픽에 나섰으나 동메달만 2개를 따는 데 그쳤습니다.
이미 피겨 선수로서 환갑을 넘긴 나이에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 사브첸코는 1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에 그쳐 또 좌절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사브첸코는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새날이 밝으면 또 싸워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러고는 15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개의 연기 요소에서도 감점을 받지 않는 완벽 연기를 펼친 끝에 기적적인 대역전극을 일궈냈습니다.
16명의 프리스케이팅 진출 선수 중 13번째로 연기한 사브첸코는 경기 후 상위 선수들의 대기석에 파트너 마소와 함께 앉아 초
마지막 출전팀인 예브게니아 타라소바-블라디미르 모로조프(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의 순위가 4위로 확정되는 순간, 사브첸코는 마소와 함께 오열했습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만 흘리던 사브첸코는 한참이 지난 후에야 축하하는 관객들을 향해 환희의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