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미국 출신 선수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골을 합작했습니다.
단일팀은 14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일본과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4로 패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첫 골을 터트렸습니다.
0-2로 끌려가던 2피리어드 9분 31초에 랜디 희수 그리핀이 날린 샷이 일본 골리의 다리 패드 사이로 빠져나가며 역사적인 첫 골이 탄생했습니다.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이 보드를 튕겨 내준 패스를 그리핀이 첫 골로 연결하자 경기장은 환호로 뒤덮였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단일팀 선수들은 더욱 거세게 일본을 몰아쳤으나 3피리어드 숏핸디드(우리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위기에서 추가 골을 내줬습니다.
이후 단일팀은 골리까지 빼고 총공세에 나섰다가 4번째 골을 내주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첫 골의 주인공인 그리핀이 두 차례 페널티로 빠질 때마다 모두 실점이 나왔습니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핀은 미국 출신의 귀화 선수입니다.
그리핀은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이수 중입니다.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그리핀은 휴학계를 내고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나서고 있습니다.
단일팀에는 그리핀 외에도 임대넬, 박은정(캐롤라인 박) 등 귀화 선수가 2명 더 있습니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윤정은 미국 입양아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뛰고 있습니다.
단일팀에는 이처럼 미국, 캐나다 출신 선수가 한국, 북한 선수와 한 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최근의 북핵 위기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 출신 선수가 공존하는 곳이
심지어 북한 선수의 패스를 받아서 미국 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은 이날 일본전에서 이번 올림픽 들어 가장 많은, 북한 선수 4명을 기용했습니다.
하지만 단일팀의 역사적인 골은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두 미국 출신 선수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