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네 살 무렵 스키를 처음 탔는데, 그냥 좋았다. 스키는 자연스럽게 내 삶에 스며들었다.” 스키가 곧 삶이던 최재우(24), 그는 스키와 함께 한국 스포츠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싶었다.
최재우는 12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글 결승 2차전까지 오르며 설상 종목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
몸 상태는 좋았다. 예선 2차전에서 81.23점을 올렸다. 예선 1,2차전을 통틀어 3번째로 좋은 기록이었다. 결승 1차전(78.26점)도 나쁘지 않았다. 다음 라운드에서는 점수가 지워지는 만큼 마지노선 안에 드는 게 중요했다.
↑ 최재우. 사진=ⓒAFPBBNews = News1 |
최재우는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도 기록의 주인공이었다.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최초로 결승 무대에 올랐다. 최재우는 결승 2차전(실격)까지 나갔으나 마지막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끝까지 뛰고 싶었다. 한 단게 더 도약해 설상 종목 최초로 올림픽 메달까지 목에 걸고 싶었다. 2017-18시즌 세계랭킹 4위. 그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실력자다.
최종 메달 경쟁까지 관문은 점점 좁아졌다. 결승에서는 기회가 1번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실수는 곧 끝이었다.
그 살벌한 경쟁에서 최재우는 힘을 냈다. 결승 2차전에서 의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첫 번째 점프 구간을 통과할 때만 해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며 넘어졌다. 한 동안 누워있던 그는 완주하지 못했다.
“실수 없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평창올림픽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다. 그렇게 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던 최재우다.
아쉬움이 남았다. 결승 3차전 진출의 마지노선은 77.40점이었다. 실수 없이 경기를 끝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최재우는 “평창올림픽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이라는 좋은 예감이 든다”라고 했다. 비록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으나 모두에게 기억에 남을 경기를 펼쳤다. 그 또한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4년 뒤 베이징에서 세 번째 비상을 준비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