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밖에 있길래 내가 잠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놨다."
급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인터뷰실로 들어왔을 때, NC다이노스 우완 투수 로건 베렛(27)은 밝은 미소와 함께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직접 녹음기의 일시정지 버튼을 다시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차가운 인상이었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그였다.
베렛은 201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01순위로 뉴욕 메츠에 지명됐다. 브랜든 니모, 마이클 풀머, 타일러 필, 로버트 그젤맨 등이 지명 동기들이다.
↑ 베렛은 NC에서 자신이 하고싶은 선발을 할 수 있다. 사진(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
이후 메츠에서 두 시즌동안 49경기(선발 16경기)를 치르며 평균자책점 4.56의 성적을 남겼다. 지금까지 그의 메이저리그 경력 중 가장 존재감을 알린 시기였다. 2015년에는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데 기여했다.
당시 그는 맷 하비, 노아 신더가드, 제이콥 디그롬, 바르톨로 콜론 등과 함께했다.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로를 도왔다. 우리는 대부분 젊었고 마이너리그를 함께 경험한 사이였다. 콜론은 메이저리그에서 20년이나 보낸 베테랑이다. 그의 투구 그립이나 릴리스 포인트 등 투구에 도움이 되는 작은 포인트들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메츠였다. 그런 팀과 함께 한다는 것은 그에게도 도움이 됐을 터. 그러나 어려운 점도 있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역할이었다. 구원 등판하면 다음에 선발로 나오고 이런 일이 많아 조정할 것들이 많았다. 유연하게 대처해야했다. 팀에서 공을 맡기면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있어야했다."
이런 어려움은 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는 많은 투수들이 겪는 애환이다. 트리플A에서 선발 투수로 뛰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임시 선발, 혹은 롱 릴리버를 벗어나지 못한다.
새로 합류한 NC에서는 더이상 아니다. 그는 팀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다시 선발의 루틴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5일마다 던지는 것은 내 선수 생활에서 가장 많이 했던 것이다. 다시 이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
"모두가 나를 한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새로운 팀에 대한 분위기를 설명한 그는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제구"를 키워드로 뽑았다.
"나는 경쟁심이 넘치는 투수다.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마운드에 오르면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패스트볼 구속이 88에서 92마일 사이인데 파워로 압도하기보다는 커맨드에 의존하는 스타일이다. 구속에서 오는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제구에 강점을 뒀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4개 구종의 커맨드에 의존하고 있다."
자신은 제구를 생존 키워드로 꼽았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92마일(약 148킬로미터)의 구속이면 상당히 빠른 축에 속한다. 그는 ’그정도 구속에 제구가 되면 30승은 할 수 있다’는 기자의 설명에 웃으면서 "멋지다. 그것이 나의 목표다. 30승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뉴욕 메츠에서 보낸 시간은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곳에서 그는 지난 시즌 오리올스에서 함께한 동료들을 마주할 예정이다. LG트윈스에 입단한 김현수와 타일러 윌슨이 그들. 베렛은 "이곳에서 상대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며 웃었다. 경고도 잊지 않았다. "옛 동료라고 하지만, 봐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직 스프링캠프 초반이지만, 그는 벌써부터 ’안녕하세요’와 같은 한국말을 익히고 같은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과 친해지는 등 팀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어떤 팀에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