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넥센’이라는 이름을 달고 2018시즌 KBO리그에 참가할 수 있을까.
히어로즈는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구단이다. 자생해야 한다. 다방면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스폰서 유치 및 광고 계약이 큰 줄기다.
특히, 네이밍 스폰서가 핵심이다. 거액을 받으면서 간판을 내준다. 히어로즈는 2010년부터 ‘넥센’을 앞에 두고 있다.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는 2015년 11월, 3번째 재계약을 하면서 ‘동반자’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 넥센타이어는 2010년부터 서울 히어로즈와 네이밍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계약은 2018년 만료될 예정이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이제는 익숙해진 이름이다. 그러나 영원할 수는 없다.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은 올해 말 만료된다.
4번째 재계약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 다만 가장 최근 협상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당시 넥센타이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기업이 있었다. 여론을 의식한 히어로즈가 방향을 바꿨다.
계약서상 히어로즈는 올 시즌 KBO리그까지 넥센 히어로즈를 써야 한다. 하지만 최대 변수가 생겼다.
히어로즈는 창단 이래 최대 풍파를 겪고 있다. 지난 2일 이장석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구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히어로즈다.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 대표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2심 판결은 6개월 내 나온다. 이 대표는 감형을 바라나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랜 기간 지분 분쟁에 따른 법정 공방이 펼쳐졌지만, 이번에 부정적인 이슈가 가장 컸다. 히어로즈는 새 시즌 스폰서 계약에 어려움이 없지 않다. 보통 여러 기업과 1년 계약을 한 뒤 갱신해왔다. 미리 발 빠르게 움직여 예상보다 덜한 편이나 이 대표의 구속이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그 가운데 넥센타이어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파기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는 재계약 당시 구체적인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스폰서 및 광고 계약에서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중도 해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이 ‘문제를 일으킨’ 모델에게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의 재정 악화가 주된 이유였지만 우리담배가 히어로즈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파기한 사례가 있다.
넥센타이어가 시즌 개막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깜짝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을까. 이 대표가 구속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넥센타이어는 아직 히어로즈에 공식적인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은 2015년 11월 네이밍 스폰서 재계약 후 “계약 연장은 여론에 보답함과 동시에 히어로즈와 동반자적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이어진 끈이 있는 데다 계약기간이 1년도 남지 않은 걸 고려해 중
그렇지만 넥센타이어도 어느 정도 움직임이 있다. 넥센타이어 측은 “현재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힐 게 없다. 그러나 (이 대표의 구속 이후)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결정이 나면, 그때 입장을 표명하겠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