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내야수 김혜성(19)은 박병호(33)의 선택을 받은 남자다. 넥센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가운데 그는 박병호의 룸메이트다.
넥센은 외국인선수 및 선참 일부를 제외하고 2인1실로 사용하고 있다. 위부터 3명만 1인1실이 가능하다. 팀 내 최선참 이택근(38), 김태완(35), 오주원(34) 순이다.
오주원보다 한 살 어린 박병호는 2인1실 사용자다. 팀 내 최고 연봉(15억원)을 받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 김혜성.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하기 직전 스프링캠프에서 한 살 터울의 유재신(32·KIA)과 한 방을 썼다. 하지만 유재신은 지난해 7월 2대2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3년 만에 넥센 선수로 참여한 스프링캠프, 박병호의 룸메이트도 자연스레 바뀌었다. 2년차 김혜성이다. 둘은 띠동갑을 넘는 14살 터울이다.
넥센의 룸메이트 선정 방식은 보통 선배에게 우선권이 있다. 즉, 박병호가 김혜성을 콕 집은 것이다.
김혜성은 2번째 1군 스프링캠프다. 지난해 룸메이트는 김민성(30)이었다. 김혜성은 넥센의 주축 선수의 예쁨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박병호와 한 방을 쓰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김혜성이다. 그는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 얼떨떨하더라. 내가 야구를 하면서 박병호 선배와 함께 야구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같은 방까지 쓰게 됐다. 내게는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병호가 미국으로 건너간 사이, 김혜성이 넥센에 입단했다. TV 등을 통해서만 봤던 박병호를 두 눈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훨씬 많이 본다.
김혜성은 “박병호 선배는 자상하시다. 나를 보고 많이 웃으시며 친절하시다. (어려워 할 후배를 위해)말도 많이 걸며 편안하게 해주신다”라며 “전체적인 목표를 뚜렷이 갖고 매 순간 운동하라는 말을 해주셨다. 많이 배우는 중인데 특히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7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에 지명된 김혜성은 촉망 받는 유망주다. 이정후(20)와 함께 청소년대표팀에서 활약했으며, 동산고 3학년 시절에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첫 시즌, KBO리그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은 0.188(16타수 3안타)였다(퓨처스리그 타율은 0.317). 김혜성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 김하성(23)이 그의 앞에 서있다.
김혜성은 “지난해에는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특히 타격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다. 이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힘을 키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프로 입문 후 빠짐없이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김혜성은 “올해도 참가하게 돼 감사하다. 나의 기량을 코치님께 마음껏 보여드릴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올해도 김혜성의 역할은 백업 내야수다
김혜성은 “워낙 쟁쟁한 내야수 선배가 많아 올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엔트리에 포함돼 지난해보다 더 많은 타석에 서는 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 내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