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8년 프로야구는 ‘산업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장으로 새로 부임한 정운찬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산업화를 강조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그 동안 산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출범 당시 6개구단으로 시작해 2018년 현재 10구단으로 덩치가 커졌다. 또 2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구단들은 여전히 한 해 100억 원 이상 적자다. 모기업 지원 없이는 구단 운영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기업 홍보 수단이었던 태생적 한계가 꽤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처럼 보인다.
↑ 제22대 KBO총재로 취임한 정운찬 총재는 프로야구 산업화를 주요 기치로 내세웠다. 사진=MK스포츠 DB |
사실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도 하나의 산업으로 패러다임을 바뀌어야 한다는 시선이 확대되고 있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중계권, 통합마케팅, 그리고 KBO.com 등 산업화를 위한 여러 가지 로드맵이 제시되고 있다. 일단 조직 차원에서 그 동안 사무총장이 겸임하던 마케팅 자회사인 KBOP의 대표이사로 류대환 사무차장을 선임해 독자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온 경제학자인 정 총재는 메이저리그의 MLB.com을 빗댄 KBO.com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MLB.com은 메이저리그 산하 30개 구단의 티켓 판매와 상품 판매, 뉴스 제공 등을 총괄한다. 버드 셀릭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제각각이던 구단 홈페이지를 MLB.com으로 통합해 통합마케팅의 기초를 마련해 산업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각 구단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관련 기사, 중계, 영상, 각종 기록 등 풍부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정운찬 총재는 2020년까지 KBO.com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여러 가지 걸림돌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메이저리그의 MLB.com과 같은 규모로 키우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중계만 봐도 그렇다. MLB.com처럼 운영하려면 KBO가 중계 장비, 인력 등에 대한 비용을 대야 한다. 중계를 담당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도 영상 콘텐트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KBO.com으로 통합되는 건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는 중계권과도 관련 있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중계권은 KBO의 큰 수익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중계권은 방송과 뉴미디어로 나뉘어져 있는데, 올해가 끝나면 뉴미디어 중계권은 재계약해야 한다. 특히 방송과 뉴미디어의 계약 시기를 통일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그동안 KBO의 중계권을 대행해서 협상해 온 에이클라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합마케팅 문제도 각 구단별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다. 10개 구단 규모가 모두 같을 수 없고, 분명 빅마켓 구단이 따로 존재한다. 스몰마켓 구단에서야 KBO가 주도하는 통합 마케팅이 반갑지만, 빅마켓 구단 입장에서는 굳이 통합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다.
당장 KBO.com만 봐도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 그래도 프로야구가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KBO.com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하는 관계자들이 많다. 그러나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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