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10개 구단이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전날(1월31일)을 끝으로 KBO리그도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날 전망. 자연스럽게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져온 비시즌, 소위 스토브리그도 막을 내려간다. 2차 드래프트, FA, 외인구성, 연봉협상, 사건사고 처리 등 이번 비시즌도 다사다난했다.
비시즌이 되면 감독만큼 단장들도 주목받는다. 구단 운영 전반을 총괄하기 때문. 단장의 진두지휘 속 구단의 다음 시즌 윤곽이 그려진다. 2018년도 다르지 않다. 베테랑 단장, 초보 단장, 선수출신과 비선수출신 단장 등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팀 뼈대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 비시즌 수많은 계약이 이뤄졌고 그 중심에는 선수와 단장이 있다. 사진은 KIA 타이거즈 양현종 계약. KIA 제공 |
◆KIA
지난 시즌 챔피언 KIA는 비시즌 동안 차분하고 조용했다. 하지만 그 사이 전력유지라는 틀만큼은 확실히 지켜냈다. 외인선수들은 물론, 양현종, 김주찬까지 모든 이적 가능성 자원들과 재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마이너스된 전력이 없다. 자부심과 자신감, 패기 넘치는 행보가 펼쳐진 이유다. 신임 조계현 단장은 이 과정의 가교역할을 맡았다.
조계현 단장 “선수단이 활발해진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러한 분위기가 스프링캠프 때까지도 이어지길 바란다. 부상 없는 스프링캠프가 되길 희망한다. 양현종-김주찬은 당연히 함께 가야 할 선수들이지 않았나. 모든 게 스무스하게 흘러간 비시즌이었다. 새롭게 영입한 (베테랑타자) 정성훈이 팀에 잘 흡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두산
함께하던 FA 민병헌과 품에 있던 FA 김현수가 떠났다. 외인선수(린드블럼-후랭코프-파레디스)도 전면 새 얼굴로 교체됐다. 신인들 비중과 역할이 늘어난 느낌. 변화의 시작점에 선 두산이다. 다만 약해지진 않았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저력과 자신감이 듬뿍 담겨있다.
김태룡 단장 “지난 3년간 한국시리즈에서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경험했다. 이번 비시즌은 구단의 미래를 위해 팀을 재정비하는데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2군 선수단 정비와 외인선수 교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은 매우 어려웠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현장의 생각과 잘 맞아떨어졌다.”
◆롯데
비시즌 광폭행보를 선보인 롯데. 예상치 못한 주전포수 강민호의 FA 이적 속 잠시 혼란스러움을 겪었으나 이내 또 다른 대어 손아섭과 민병헌을 품으며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보폭은 넓어졌고 또 뚜렷해졌다. 이전에 비해 체급이 올라갔는데 이 과정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윤원 단장 “나름대로 노력 많이 했는데 아직 부족하다 느끼는 부분이 많다. 전력이 대폭 향상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작년보다는 나은 곳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강민호 이적 같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의미 있는 부분도 존재했다. 아직 비시즌이 끝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 kt는 비시즌 황재균 영입 등 의욕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더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도약하려하는 NC는 그 속에서 베테랑 FA 3인(손시헌-이종욱-지석훈)을 붙잡는 등 전체 밸런스를 잊지 않는 행보를 선보였다. 외인투수는 이름값보다 ‘영 앤드 후레쉬’를 강조하며 미래를 내다봤다. 잡음 없고 무리수 없는 깔끔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영준 단장 “이번 비시즌은 생각한대로 잘 마무리됐다. 외인투수가 바뀌고 주전포수 김태군이 군에 입대한 만큼 고참들의 역할이 더욱 커진 느낌이다. 베테랑 FA 세 선수와 계약할 때 이들의 팀에 대한 자긍심을 느꼈다. 정말 뿌듯했다. NC가 후발주자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는 소리는 더 이상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위해 포스트시즌 끝까지 잘 달리고 싶다.”
◆SK
조용하지만 묵묵히 칼을 갈았던 SK의 비시즌. 특별한 움직임보다는 내부를 더 단단히 했다. FA도 합리적으로, 투수운용은 보다 계획적으로 밑그림을 그려냈다. 김광현의 합류는 자체가 매머드급 전력보강 그 이상이다.
염경엽 단장 “비시즌 동안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다. 2018년은 SK의 새로운 시작이 됐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힐만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가 열심히해줬기에 와일드카드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SK가 좀 더 높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얼마만큼 더 가치 있는 선수로 성장해줄 수 있느냐에 달린 것 같다.”
◆LG
시작은 시끌벅적했으나 의미 있는 반전도 경험했다. 류중일 감독-양상문 단장 체제가 된 LG는 팀 체질개선을 목표 속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이를 극복할 적극적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동력을 회복했다.
양상문 단장 “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제 시즌 시작점에 이르렀다. 팀 내 여러 이슈들이 있었지만 좀 더 감독이 팀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집중하겠다. (2018시즌) 외인선수 구성이 팀 전력에 플러스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 FA 선수들의 이적소식 또한 비시즌을 뜨겁게 달궜다. 사진은 민병헌 롯데 입단. 롯데 제공 |
안팎으로 곤란한 상황을 겪은 넥센이지만 전력만큼은 한층 보강된 게 사실이다. 박병호, 에스밀 로저스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고형욱 단장 “비시즌 동안 선수들 전체가 건강해진 게 수확이다. 작년 만해도 부상자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모두가 관리를 잘 한 것 같다. 박병호, 로저스 합류가 핵심이다. 기대할 요소가 많다. 로저스의 경우 우려 있다는 것 알지만 면밀히 체크했다.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신인투수 안우진의 경우, 구단도 슬기롭게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
◆한화
비시즌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 한화. 젊고 단단한 팀으로 도약한다는 노선도 확실하고 그에 따른 움직임도 분명했다. 난관으로 꼽힌 베테랑 FA 자원들과의 계약은 우여곡절 속 합리적인 선에서 결론을 맺었다.
박종훈 단장 “이번 비시즌 동안 주전급 뎁스 강화라는 구단의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했고 그 기조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젊은 외인선수들 계약을 일찍 마쳤고 내부 FA 협상 때도 선수들에게 구단의 목표를 설득했다. 새로운 시작, 베테랑들의 경험과 신예들의 패기가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삼성
2년 연속 9위에 머문 삼성은 비시즌 동안 절치부심했다. 강민호를 영입하며 안방을 보강했고 그간 부진의 원인이 된 외인선수 구성에 있어 거듭 신중한 행보를 걷고 있다.
홍준학 단장 “모든 것을 만족할 구단이 어디 있겠나. 그래도 알차게 보낸 비시즌이었다.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했고 약했던 내야 뎁스도 보완했다. 작년 부진에 대한 분석을 했고 원인들을 파악해 전략적으로 맞춰갔다. 외인투수 한 자리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kt
탈꼴찌 이상을 노리는 kt는 비시즌 의욕적으로 임했다. FA 대어 황재균 영입은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전력을 만들어갔다. 신인 강백호와 외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등 기대할 요소가 많은 편. 니퍼트라는 검증된 외인투수 카드도 뽑아들었다. 무엇보다 선수단 전체가 탈꼴찌 이상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내고 있
임종택 단장 “와신상담 각오로 보냈다. 올해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둬서는 구단의 존립과 팬들의 사랑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불명예 탈출을 위해 프런트는 선수보강으로, 선수들은 절치부심 각오를 내비쳤다. 고참 선수들이 모범이 돼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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