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은 KBO리그. 2018시즌에도 순항할 수 있을까.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지방자치선거와 미세먼지 등 외부악재가 우려할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경계할 요소는 KBO리그 내 사건사고들. 800만 관중의 빛 이면에는 선수들의 각종 일탈 및 범법행위, 도덕적 해이 등 팬들의 발길을 끊게 만들기 충분한 다양한 어둠의 단면이 존재한다.
물의가 일어날 때마다 선수는 물론, KBO-구단들은 머리 숙여 사과한다. 그러나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재발방지다. “다 큰 성인들의 실수를 어떻게 근절해요”라는 읍소를 모르는 바 아니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규범과 교육, 의식개조, 철저한 제도는 조금이나마 개인의 일탈을 줄이는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공인 이상의 대우를 받는 프로 선수들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아쉽게도 지난 2017년에도 음주운전, SNS 일탈, 도핑, 각종폭력 등 좋지 않은 뉴스에 KBO리그 선수들이 자주 거론됐다. 그럴 때마다 구단들은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2018년에는 진짜 클린베이스볼은 시작될 수 있을까. 물밑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을까. KBO와 선수협, 10개 구단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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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가 사건사고 없는 2018년을 만들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KIA: 선수단 SNS 교육 및 인성교육을 틈틈이 시행하고 또 늘릴 예정이다. 아무래도 신인급 2군 선수들에 대한 교육 횟수가 많다. 함평(2군)에는 외부강사도 초빙해 교육을 진행한다.
◆두산: 1군 선수들의 경우 평소 미팅 때 감독, 수석코치, 주장이 중심이 돼 관련 주지교육을 한다. 프로로서 SNS 등 이용 시 신중하자 등을 전파한다. 선수단 내규에 따라 위반 시 페널티도 따로 있다.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2군 선수들의 경우 한 해 두 차례 정기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롯데: 신인들에게는 프로, 공인으로서 자세 등에 대해 수시로 교육하는 시간을 갖는다. 1군 선수단 경우 전지훈련과 시즌 중반 이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NC: 신인 오리엔테이션 교육이 1박2일 진행된다. 이때 각종 프로로서 자세를 교육한다. 고양(2군)에는 멘탈코치께서 (주 업무는 아니지만) 관련 역할을 하시기도 한다. 1군은 주기적으로, 수시로, 관련 사례가 나올 때마다 참고사항을 전달한다. 전지훈련 때 교육이 많은 편이다.
◆SK: 매년 신인대상 교육을 진행한다. 신인 독서토론회 등 (인성교양) 관련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또 월 1회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리는 시간도 갖고 있다.
◆LG: 2군은 물론 1군에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사항에 대해 여러 부분 강조하며 교육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넥센: 시즌 전 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한다. (관련) 이슈가 생길 때마다 수석코치가 중심이 돼 교육을 진행, 프로로서 품위유지 및 주의환기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관련 내규를 수시로 손보고 있다. 꼭 사건사고가 적용되는 내규는 아니나 프로로서 준수사항, 벌금규정 등을 명시하고 있다.
◆한화: 3월에 관련 교육을 2회 실시하기도 했으며 비시즌 워크숍 때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관리와 교육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작년부터 신인선수들 입단 시 미디어교육과 함께 SNS 주의사항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올해 1월5일에도 2018신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는데 당시 주제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늦둥이 인스타(SNS)를 시작한 이유는?’이었다. 이외에도 운영팀이 수시로 선수들과 관련 내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교감을 나누고 있다.
◆kt: 11월말 KT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선수단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프로의식 및 소양교육을 진행했다. SNS 등 (사용 시) 선수들의 자세 등을 중점 교육했다. 사고 발생 시 페널티를 주는 선수단 내규도 내부적으로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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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개 구단은 특히 신인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교육을 강화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MK스포츠 DB |
KBO는 클린베이스볼 정착에 가장 많은 책임과 역할을 안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KBO리그 내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으며 현재 진행형인 논란들도 적지 않다. 리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줄지 않았으나 KBO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적인 시각은 냉정하게 여전한 편이다. KBO 스스로가 혁신과 변화에 초점을 맞출 때라는 의견은 이견이 없다. 최근 정운찬 총재가 새로 취임하며 이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일부 높아진 상황.
정금조 KBO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새) 총재님과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 중이다. 아직 총재님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제시된 바는 없다. 다만 총재님께서 (사건사고 발생에 대해) 미리부터 충분하게 교육하고 충분히 인식하는데 노력하고자 하시고 또 어쩔 수 없이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전에 비해 상벌 및 제재를 강화하자는데 큰 틀로 공감을 하신 상태”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KBO는 선수들에게 선수로서 지켜야할 부분에 대해 충분한 내용전달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며 제재와 상벌에 대해서도 강화한다는 방향설정을 했다는 것. 경기 내적인 부분, 경기 외적인 부분을 분류해 그에 맞게 방침을 정한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든 심판 비리 등에 대해서도 해당 윤리규정 및 제도를 보완해 방지해 나아가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이를 위해 선수협 및 구단과 함께 논의하는 협업 의지도 드러냈다. 특히 1군 선수들의 경우 시즌 개막 후에는 외부교육이 쉽지 않기에 온라인교육을 대안으로 설정,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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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가 상벌 제재를 강화하는데 공감을 나타냈다. 사진은 지난해 상벌위 모습. MK스포츠 DB |
KBO, 구단들 의지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클린베이스볼을 실현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선수협 역시 향후 교육과 홍보활동을 늘리며 관련 사항에 대해 숙지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KBO는 선수협과의 협업도 강조한 상황. 선수협은 이에 동의하며 또 다른 시각에서의 방안도 제시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잘못과 문제발생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다. 내용에 따라 처벌 규정이 아직 확실히 확립되지 않았다”며 “기준을 높이더라도 명확한 규정이 정해져 일관되게 집행된다면 선수들 역시 스스로 더 정확히 인식할 수 것”라고 설명했다.
이어 “KBO는 처벌내용이 어떻다 명확한 기준을 세워주고 저희(선수협)는 저희대로 교육을 더 강화하는 방향이다. 기준에 의한 제재가 이뤄진다면 팬들과 선수들도 이해가 되기에 꾸준히 (관련 요구사항) 의견을 냈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구단에 대해서도 명확한 제재가 필요하다.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구단들도 그런 부분에서 연관이 있다면 정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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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가 새 총재 취임 속 어떤 2018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KBO와 선수협, 10개 구단 모두가 각각 차별화 된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구단들은 교육 강화 및 소통 증대, 몇몇은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1군 선수단에 대한 교육과 제재 강화 등은 여러 여건 상 쉽지 않음을 공통적으로 토로했다. KBO는 새 총재와 함께 전반에 걸친 제도보완 의지를 드러냈고 선수협은 명확한 기준제시
법과 규칙만이 인간사회를 규정할 수는 없을 터다. 책임의식, 도덕 등이 받쳐줘야 진정한 완성이 된다. 다만 팬들은 잦은 사고 속에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고싶어한다. 꿈과 희망을 주는 프로야구선수들이기 때문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