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안현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금지는 단일대회 참가 불발에 그치지 않을 폭발력을 지녔다. 4년 전 홈에서 거둔 업적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
러시아 국영언론 ‘스푸트니크’는 23일 “안현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불가 원인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올림픽 조사팀이 발표한 ‘맥라렌 리포트’에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2016년 러시아의 국가적인 금지약물 복용후원을 고발한 ‘맥라렌 보고서’는 세계를 경악시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해당 리포트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러시아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제외했다.
↑ 안현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한 분위기다. 2017-18 ISU 4차 월드컵 계주 준결승 결승선 통가 모습. 사진=김영구 기자 |
‘맥라렌 보고서’ 관찰 대상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이다. ‘스푸트니크’도 “안현수는 ‘러시아 개최 올림픽 도핑 조사 결과 리포트’에 거명됐다”라고 인정했다.
안현수는 러시아 귀화 후 첫 메이저대회였던 소치동계올림픽 500·1000m 및 계주 3관왕에 올랐다. 여기에 동메달을 하나를 보태 대회 4차례 입상으로 재기 수준을 넘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금3·동1은 한국국가대표로 임한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과 같은 성적이다. 안현수의 올림픽 통산 6개 금메달은 ‘쇼트트랙 역대 최고 선수’라는 찬사의 근거가 됐다.
↑ 안현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금지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2016-17 ISU 4차 월드컵 1500m 예선 통과 후 숨을 고르는 모습. 사진=김영구 기자 |
메이저대회 안현수 입상은 2007년 국제빙상연맹(ISU) 선수권에서 개인종합 우승 포함 금3·동2가 마지막이었다. 소치동계올림픽 성공은 7년이라는 국제무대 본선 공백을 극복했기에 더 큰 감동을 줬다.
안현수의 소치동계올림픽 위업은 개최국 러시아 귀화프로젝트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도 여겨졌다. 그런 만큼 결백을 소명하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자격이 영구적으로 박탈되는 ‘맥라렌 리포트’ 기재는 치명적이다.
사안의 심각성은 안현수도 진작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유력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3일 안현수가 2016년 12월 ISU에 발송한 서한을 공개했다.
↑ 안현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자격이 발탁됐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2017-18 ISU 4차 월드컵 1000m 예선 경기에 임하는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
안현수는 당시 “나 빅토르 안토노프는 항상 반도핑 규정을 준수했다. 많은 언론의 금지약물 관련 보도로부터 내 명예를 지키고 싶다. 도핑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나에 대한 언급이 WADA 독립위원회 보고서에 나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 ISU는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 자료 열람을 요청하는 바이다”라는 내용을 국제빙상연맹에 전달했다고 설명됐다.
WADA 독립위원회 보고서가 바로 ‘맥라렌 리포트’다. 안현수는 2년 전부터 자신의 명예와 직결되는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는 얘기다.
‘맥라렌 보고서’ 내용의 무고함을 입증하는 데 실패한다면 안현수 소치동계올림픽 금3·동1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IOC와 WADA 역점사업 중 하나인 ‘과거 올림픽 재검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
한국 역도는 2008 베이징올림픽 및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2016년에야
안현수 ‘맥라렌 리포트’ 연루는 소치동계올림픽보다 이전 시점의 메이저대회도 검증범위에 포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