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열심히 할 때죠.”
18일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진형(24)과 전화인터뷰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운동 중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5시 넘어서야 박진형과 전화 연결이 됐다. 박진형은 “열심히 해야 할 때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박진형은 2017시즌 후반기 롯데 대반격의 키맨이었다. 실질적인 1군 첫 풀타임시즌이었던 2016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박세웅(23)과 함께 롯데 선발의 한축으로 떠올랐고, 2017 시즌을 선발로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주로 선발로 나섰던 전반기 14경기에서 박진형은 1승3패 평균자책점 7.28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결국 2군(퓨처스팀) 거점인 상동구장으로 내려갔다. 결과적으로 2군행은 약이 된 시간이었다. 2군에서 박진형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포크볼을 내려놨다. “2군 감독님(손상대 감독) 옥스프링 투수코치님과 얘기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포크볼은 잘 던질 수 있으니, 다른 변화구나 속구를 더 가다듬었다.” 박진형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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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을 끄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롯데 박진형. 그는 2018시즌에도 이런 장면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NC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박진형의 활약은 돋보였다. 비록 2승3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박진형은 4경기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짠물피칭을 이어갔다. 이런 활약으로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로 뽑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국가대표로 활약도 뛰어났다. 특히 주자가 쌓인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담담하게 불을 끄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진형은 “선발 할 때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아무래도 선발보다 적게 공을 던지는 불펜에서는 더 힘을 줘서 공을 던질 수 있다”며 “나도 사람이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포수 (강)민호(현 삼성)형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고, 선발 했을 때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던 게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7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 한 박진형은 이제 2018시즌 준비로 바쁘다. 일주일에 휴식일은 월요일뿐으로 주 6일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시즌에 맞춰 루틴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박진형은 “APBC가 끝난 뒤 체중이 4kg나 빠져있었다”며 “지금은 정상 체중보다 살짝 오버됐다. 푹 쉬면서 잘 먹었다. 한창 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에는 PT, 오후에는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캐치볼도 시작했다. 박진형은 “필라테스는 1주일 중 2~3회 정도 하고 있다. 한 방향으로만 몸을 쓰게 되어 균형성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필라테스를 통해 균형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제구와 볼끝을 강하게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진형은 “지난해 아쉬웠던 점이 볼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고, 또 제구가 잘 안됐던 것이다. 전력으로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를 못 넣을 때도 있었다. 올해는 제구를 잡고, 또 볼끝을 더 묵직하게 만들고 싶다.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해서, 레퍼토리를 풍부하게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개인적으로도 2018시즌은 중요하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리기에 국가대표 승선도 중요 미션이다. APBC에도 선발됐던 박진형은 유력한 대표팀 후보다. 하지만 박진형은 “내가 잘해야 다시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것”이라며 “준비 잘해서 다시 선동열 감독님의 선택을 받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