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의 이번 연봉협상 결과는 고과에 입각해 확실한 상승 및 삭감폭을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고 메시지가 한 가지 더 있었는데 팀의 방향에 맞게 미래가 되어줘야 할 자원들에 대한 동기부여 그리고 분명한 기대치이다.
LG는 17일 2018년도 선수단 연봉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빠르게 이뤄진 작업.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류제국, 임정우, 채은성 등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은 삭감 대상이 된 가운데 유강남, 김재율, 김대현 등 2017시즌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에게는 높은 폭의 연봉인상을 단행, 분명한 행보를 보여줬다. 임찬규, 이형종 등은 첫 억대연봉 반열에도 올랐다.
이처럼 LG는 연봉협상에 있어 철저히 성적에 입각한 판단을 내렸다. 삭감대상자들이 된 류제국과 임정우, 채은성 등은 2016시즌에 비해 훨씬 떨어진 성적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간발의 차(6위)로 팀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점을 기억해보면 이들 삭감 대상자들의 성적이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투타에서 새롭게 가능성을 보인 김재율과 김대현 등 그리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준 유강남의 경우는 큰 폭의 연봉인상이라는 당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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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석환(왼쪽)과 김재율 등 무주공산에서 무한경쟁이 예고된 자원들에 대한 LG의 기대치가 연봉협상에 반영됐다. 사진=MK스포츠 DB |
134.5%(6800만원)가 인상된 내야수 김재율은 1루수 및 3루수 후보로 꼽힌다. 다만 3루수 자리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영입되며 사실상 1루수 한 자리에 집중해야할 처지. 지난해 기량이 어느 정도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재율은 펀치력과 클러치능력에 있어 기대할 자원으로 분류된다. 군 복무도 마쳤다. 장기적으로 LG가 신경 쓰고 있음이 이번 연봉협상에서 전해졌다.
불펜투수 정찬헌도 111.1%가 인상됐다. 이전에 삭감 폭이 컸기에 액수 자체(9500만원)는 크지 않지만 성적에 비해 인상 폭이 높은데 2017시즌 주전 마무리가 예상됐던 임정우의 부상 공백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메운데다가 올해 역시 유력한 마무리후보로 거론되기에 불펜 핵심 자원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지표로 해석된다.
선발 기대주 김대현도 133.3%(7000만원)가 인상되며 입지가 탄탄해졌음을 증명했다. 2016시즌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던 그는 지난해 허프의 부상 등 팀 선발진 이탈 위기를 잘 메워주었으며 더 나아가 후반기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선발 미래로 떠올랐다. 김대현은 지난해 5승7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했다. 성적 자체보다 성장세 자체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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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의 최대 취약포지션으로 꼽히는 2루 자리는 강승호(사진)가 메워야하는 상황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외야에서는 FA로 영입된 김현수가 한 자리를 맡을 것이라 가정했을 때 중견수는 안익훈이 유력한 후보다. 류중일 감독이 중견수 후보로 중용할 의지를 내비쳤고 군 입대도 미뤘다
2루와 1루, 그리고 고민되는 외야 한 자리와 불펜 혹은 마무리투수 자리. 후보는 많으나 조각이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를 채워주길 바라는 LG의 기대치가 연봉협상에 결과에 눈에 띄게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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