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32)가 귀국했다.
박병호는 9일 KE038편(시카고 출발)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공항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인천 2층 이스트살롱에서 복귀 환영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병호는 기자회견에 앞서 연봉계약서에 사인하고, 5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았다.
2015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 2016시즌 초반 인상적인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장타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듯 했던 박병호는 이내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시련을 맞이했다. 지난 2016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191에 12홈런 24타점. 설상가상으로 2017시즌을 앞두고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메이저리그 문턱은 밟지도 못했다. 비시즌 때 수술을 진행한 뒤 재기를 다짐했고 시범경기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끝내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2017시즌을 통째로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박병호는 넥센으로 전격 복귀를 선언했다. 미네소타도 박병호와 계약을 해지했다. 넥센은 지난 11월말 박병호와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연봉 계약까지 마쳤다.
박병호는 “좋은 성적을 얻은 것도 아니지만, 성대한 환영식을 자리 마련해주신 이장석 넥센 대표님과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2년 전에 큰 목표를 가지고 미국으로 떠났다. 첫 해는 부상을 당했고, 작년에는 새롭게 도전을 했는데, 결국에는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올라가려고 노력했고, 마지막까지 결과 좋지 않았다. 많이 안 좋고 힘들었는데, 이장석 대표께서 전화 주셔서 다시 한국와서 넥센 와서 뛰어라 하셔서 한국 복귀 마음 먹었다. 이왕 한국 돌아왔고, 넥센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넥센 다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복귀 소감을 말했다.
↑ 2년만에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가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공항인근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환영식 및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병호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다음은 박병호와 일문일답
-지난 2년간 의미는?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이 많았지만,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좋은 선수들 많이 만났다. 더 좋은 선수들 만나고 싶어서 미국에 도전했고,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좋은 선수들 많다는 걸 깨달았고, 그 선수들과의 대결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지난 2년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처음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했을 때, 홈런을 많이 치고 있었고, 타율은 낮았다. 그래서 작년에 새롭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스프링경기에서 좋았는데, 초반 당한 부상이 길어졌고, 마이너리그에서 쉽게 할 부분을 자신감 잃고 했던 게 지금 많이 아쉽다.
-기회가 안주어진 부분도 아쉬울 것 같다.
“4월에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것이다라는 말 듣고,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부상당했다. 타격감 찾으려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제가 기회를 받을 수 있을 때 다른 선수가 선택받는 것을 보고 아쉬웠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가장 특별한 부분은?
“투수를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곳이다. 구속은 우리 선수들 위에 있고, 변화구도 그렇다. 야구 외적인 환경들도 선수라면 뛰고 싶을 정도로 잘 갖춰져 있다.”
-이장석 대표 권유도 있지만, 결정적인 복귀 계기는?
“계약기간이 남아있어서 다시 도전하려 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창피하지만 많이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장석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답변을 못 드리고 고민했는데, 다시 즐겁게 야구하고 싶어서 결정했다.”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라면?
“식사면이나, 숙소 등 모든 환경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제 목동이 아니라 고척돔이 홈구장이다. 어떤 느낌일 것 같나?
“저도 궁금하다. 프리미어12 앞두고 쿠바대표팀과 경기했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캠프 다녀와서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52번 넥센 유니폼을 다시 받았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나?
“사실 들어오면서 넥센 관계자와 서건창 보고 기뻤다. 유니폼 받을 때 편안했다. 제가 다시 즐겁게 야구장에서 뛰어다닐 수 있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보완해야 할 점은? 황재균이나 김현수와 다시 경쟁해야 하는데.
“제가 어떤 성적을 낼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뛰지 않은 걱정도 있지만, 그래도 넥센으로 복귀했다는 점이 다행이다. 솔직히 김현수는 저보다 낫고, 황재균이나 저는 좋은 소리는 못들을 것 같다. 그래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한국야구가 많이 높아질 것 같다.”
-김하성이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고, 이정후라는 스타도 넥센에 등장했다.
“많은 선수들이 세대교체됐다. 제가 생각해도 어린 선수들이 잘한다. 넥센 팀컬러도 많이 바뀌었고,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고 저도 거기에 합류해서 팀이 더 나은 공격력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 역할은 정해져있다. 앞에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면 타점을 통해 팀이 승리하도록 기여하고 싶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달라.
“많은 선수들이 자격이 된다면 도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응원하는 부분이다. 선수 개개인의 목표와 꿈이 있기에 도전한다. 조언이라기보다는 한국에서 하던 것 그대로 미국에서도 했으면 좋겠다.”
-혹시 김현수와 따로 말한 부분 있나?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클텐데 올 시즌 마음가짐은?
“김현수와 따로 연락은 못했다. 제가 넥센에 있을 때 목표는 전경기 출장이었다. 전경기에 나가려면 많은 것을 갖춰야 한다. 미국에 있을 때 많은 경기 못뛰고 부상도 당했다. 2018년 목표는 전경기에 뛰면서 제가 못했던 야구를 마음껏 넥센에서 하고 싶다.”
-올 시즌 홈런왕 경쟁에 대한 생각은?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최정이 외국인 선수에 지지 않으려 많이 노력한 걸로 알고 있다. 올 시즌에는 저도 합류해서 팬분들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목표 개수는 없다.”
-2011년 트레이드 됐을 때랑 지금을 비교하자면?
“그 때는 트레이드라서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 돌아온 것 같다. 넥센 선수들 만나서 같이 훈련해도 금방 적응할 것 같다.”
-은퇴한 이승엽이 자신의 홈런 기록을 깰 선수로 꼽았는데?
“제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같이 선수생활 할때도 좋은 얘기를 해주셨고, 자신의 기록을 깼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주셨는데, 저는 그냥 말만 걸어주시는 것도 영광이다. 이승엽 선배가 은퇴하셔서 아쉽다. 선배를 뛰어넘지 못하시지만, 이승엽 선배가 만들어놓으신 홈런 부문을 따라가고 싶다.”
-미국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
“2016년 초반 미국에 도전해서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가 행복했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 있으면서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가 행복하고, 이런 경험 언제 해보나라는 생각했다.”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아직 넥센 팀 분위기 잘 모른다. 선수단에서 제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캠프때부터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후배들과 관계에서 잘 챙기고, 코칭스태프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해서, 서건창 주장을 많이 돕겠다.”
-몸을 만드는 방식에서 메이저리그가 큰 차이가 있나?
“넥센에 있을 때와 비슷했다. 다만 순발력 부분에서 민첩성 운동을 많이 하더라. 저도 배워왔고,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하
-팬들에게 드릴 말씀은?
“2년 전에 큰 꿈을 가지고 도전했을 때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을텐데, 환영받으면서 복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제가 선택했기 때문에 다 받아들이겠다. 넥센 히어로즈의 성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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