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망했다. 직설적인 표현이나 삼성의 외국인투수 농사는 ‘흉작’이었다. 2년 연속이다. 이번에는 두 눈으로 몸을 이리저리 체크하며 위험요소를 제거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올해는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지 않았으나, 성적이 우수했기 때문이 아니다. 타이밍을 놓쳤으며 결국 훗날을 도모했다. 좋을 게 없었다. 105만달러의 레나도는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전에 돌아갔다. 페트릭이 그나마 완주했으나 고작 3승에 그쳤다.
삼성은 2016년 4명(웹스터·벨레스터·레온·플란데)의 외국인투수가 뛰었다. 30경기 밖에 등판하지 않았으며 10승을 합작했다. 벨레스터와 레온은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넷의 평균자책점은 6.98이었다.
↑ 아델만(오른쪽)은 포수 강민호 리드 아래 사자군단의 에이스로 거듭날까.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외국인투수가 원투펀치로 활약해줘야 하는데, 삼성은 그 힘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36경기를 뛴 레나도와 페트릭의 성적도 나빴다. 승수는 5승에 불과했다.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6점대(6.34)였다. 삼성은 지난 2시즌간 외국인투수 성적이 가장 나쁜 팀이다.
두 자릿수 승리는커녕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레나도는 엔트리 등록 일수(53일)보다 말소 일수(134일)가 더 많았다. 페트릭도 55일간 엔트리에 빠졌다.
삼성은 명가 재건을 외쳤지만 2시즌 연속 9위에 머물렀다. 4월부터 추락해 시즌 내내 상위권에 머문 적이 없었다. 2달 넘게 최하위에 머무르기도 했다.
김한수 감독의 2번째 시즌. 혹독한 첫 경험을 발판 삼아 반등을 꿈꾸나 외국인투수의 활약 없이는 불가능하다.
은퇴한 이승엽의 빈자리는 어떻게든 메울 수 있지만 마운드를 재건하려면 외국인투수가 ‘남들만큼’이라도 해줘야 한다. 윤성환도 “나는 3선발 정도다. 외국인투수가 원투펀치로 활약해야 팀이 더 강해진다”라고 바랄 따름이다.
때문에 삼성은 외국인투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9승 평균자책점 4.97의 아델만이 가세했지만 한 자리가 비어있다. 삼성은 11월 말 “(또 다른 외국인투수 영입은)다소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경쟁력은 기본이다. 내구성도 갖춰야 한다. 이에 초점을 두고 물색하는 중이다. 시즌 내내 ‘건강하게’ 자리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
30경기 등판, 규정이닝 소화. 어렵지 않을 미션일 수 있으나 지난 2시즌간 삼성 외국인투수에게는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크게 바라지 않는다. 김 감독은 규정이닝이라도 던져주기를 희망했다. 적어도 ‘남들만큼’만 해준다면, 삼성의 명예 회복도 가능할 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