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D-165. 2018년의 여름은 다시 붉은 물결과 함께 뜨거워진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축구가 러시아에서 기적과 감동의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지구촌 최고·최대의 스포츠축제 월드컵이 4년의 기다림 끝에 오는 6월 14일 러시아에서 개막한다. 아프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브라질)를 거쳐 12년 만에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
출전국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첫 무대를 밟는 팀(파나마·아이슬란드)은 물론 다시 참가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 팀(이집트·모로코·세네갈·튀니지·페루·폴란드·스웨덴)도 있다.
↑ 감독 신태용(오른쪽)은 올림픽(2016), U-20 월드컵(2017)에 이어 월드컵(2018)에 참가한다. 이번에도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나서는 팀은 20개국으로 62.5%에 불과하다. 어느 때보다 물갈이가 심했다. 칠레(10위), 이탈리아(14위), 웨일즈(19위), 네덜란드(20위), 미국(24위) 등 상위권 팀도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험난했던 예선 과정이었다. 그 가운데 한국에게도 초대장이 전달됐다. 우여곡절 끝에 따냈다. 1994 미국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 같이 행운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보다 더욱 힘들었던 이유는 스스로 난관을 헤쳐 나갈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성된 불안감은 점점 커졌고 위기의식은 팽배했다. 최종예선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어느 때보다 아팠던 가시밭길이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단, 그 길은 러시아까지 펼쳐져 있다. 세계축구의 벽은 높다. 4년 전 이를 절감했다. 출정식(튀니지전 0-1 패)부터 불안하더니 제대로 날지 못하고 추락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패였다. 국민은 실망했고 분노했다.
한국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내부적으로도 다르지 않다. 상대도 너무 세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비롯해 멕시코, 스웨덴을 상대한다. 어느 한 팀도 만만하지 않다. 셋 다 최근 참가한 월드컵마다 토너먼트에 나갔다. 역대 월드컵 최악의 조 편성에 가깝다 F조 최약체로 분류되는 한국이다. 때문에 냉정하게 세 번째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기 어렵다.
↑ 브라질에서 좌절한 태극전사는 러시아에서 다시 한 번 세계축구에 맞선다. 이번에는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까.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참가에 의의를 두지 않는 태극전사다. 넘거나 허물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있다. 힘껏 한 번 부딪히고자 한다. 작아진 희망과 줄어든 응원도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 승리를 계기로 커지고 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준비도 1월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착실하게 계획하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8년 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8년 주기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디펜딩 챔피언과 한 조에 속하는 것은 이번이 3번째(1986 이탈리아·1994 독일)다. 비록 패했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2-3의 분패였다.
투혼. 국민이 가장 바라는 모습이다. 그리고 한국의 경쟁력이다. 신태용 감독이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다. 어쩌면 세계를 더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으며, 분명히 전국을 더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수 있다.
뚜껑은 열지 않았다. 축구공은 둥글
◆한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일정 | *한국시간
6월 18일 | vs 스웨덴(니즈니 노브고로드)
6월 24일 | vs 멕시코(로스토프 온돈)
6월 27일 | vs 독일(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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