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의 오디세이] ‘1000억’ 넘은 K리그, 커진 시장이 작아졌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의 규모는 커졌다. 2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17시즌 K리그 구단별 연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총 1013억4252만5000원으로 클래식 11개 팀 및 챌린지 9개 팀(군팀 상주·아산 제외)의 711명에 대한 기본급연액 및 수당을 포함한 금액이다. 대한축구협회(KFA) 주관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대상 범위에서 제외됐다.
2016시즌보다 등록 선수가 38명 적었음에도 총액이 14.73%(130억1460만원) 증가했다. 2013시즌(추정치)과 비교하면, 4년 사이 254억917만7000원이 늘었다.

↑ 전북은 군팀 제외한 K리그 20개 팀 중 가장 몸값이 비싼 팀이다. 매 시즌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성과를 낸 전북은 2017시즌 150억원까지 돌파했다. 그러나 K리그의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챌린지의 씀씀이가 커졌다. 2014시즌(추정치) 챌린지 9개 팀의 총 연봉은 145억2100만원이었다. 2017시즌(챌린지 9개 팀)에는 256억7716만8000원으로 100억원 이상 늘었다.
거꾸로 이야기 해 클래식 11개 팀의 규모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2014시즌과 2017시즌 클래식 연봉 총액 차이는 2억335만7000원에 불과하다. 좀 깊게 파고들면, 명암이 뚜렷하다. 너도나도 앞을 다퉈 투자를 하지 않는다.
‘리딩 클럽’ 전북은 2013시즌 이후 선수단을 33~37명으로 운영했다. 매 시즌 연봉은 증가했다. 2013시즌 81억2903만5000원을 선수단 연봉으로 썼는데, 2017시즌에는 2배 가까운 156억6197만2000원이었다.
전북은 K리그에서 유일하게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이 3억원이 넘는 팀이다. 2017시즌에는 4억원(4억6064만6000원)까지 돌파했다.
전북 외에 연봉 총액이 크게 증가한 팀은 제주(53억6413만3000원→81억7901만3000원), 강원(22억3541만원→63억1949만4000원) 정도다. 이들을 제외하면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몇몇 팀은 몸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K리그의 ‘우울한’ 현주소다. 클래식 연봉 1위 전북과 12위 광주(31억4744만6000원)는 무려 5배나 차이가 난다. 광주를 비롯해 인천(35억5355만원), 대구(39억3950만7000원)는 40억원이 넘지 않았다.
투자가 곧 성적순이었다. 연봉 1~6위 팀은 모두 상위 스플릿에 속했다. 그렇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 대대적인 투자는 옛말이다. 전북의 주도에도 얼어붙고 있는 K리그 시장이다. 자연스레 ‘1강’ 전북 체제는 굳어지고 있다.
선수단 연봉만 봐도 K리그의 규모는 커졌다. 입장권의 객단가도 오르고 있다. 클래식 기준 2013시즌 3708원이었지만 2017시즌에는 6162원으로 기록됐다. 최고 객단가 팀의 금액도 2016시즌부터 1만원을 넘어섰다. 2017시즌 대구는 1만1034원이었다. 객단가 집계 이후 최고가다.
하지만 실속은 그렇지 않았다. 상품성도 떨어졌다. 2017시즌 K리그 총 관중은 191만3138명(클래식 148만5197명·챌린지 42만7941명)이다. 200만 관중도 돌파하지 못했다. 한때 300만 관중을 목표로 했던 K리그였다. 신생구단 안산이 참여한 챌린지는 8만9518명이 증가한 반면, 클래식은 31만6206명이 감소됐다. 클래식 경기당 평균 관중 7000명도 깨졌다(6486명). 충격이다. 제자리걸음조차 하기 어려운 K리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