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민병헌(롯데)에 이어 김현수(LG)도 떠났다. 둘 중 한 명이라도 붙잡길 바랐던 두산 팬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새삼 놀랍지 않은 풍경이다. 최근 들어 내부 FA와 계약하는 횟수가 상당히 줄어든 두산의 현주소다.
민병헌은 롯데와 80억원, 김현수는 LG와 115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구단 기준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했으나 애초 두 선수가 원하던 바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견 차이는 컸다.
냉정히 말해 두산은 계약 의지가 크지 않았다. 화수분 야구의 두산은 대체 자원이 부족하지 않다. 상무에 있는 정수빈도 2018시즌 막바지 복귀한다. 하지만 자금 사정 또한 넉넉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다른 구단과 경쟁할 ‘힘’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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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헌(왼쪽)과 김현수(오른쪽)도 2018시즌 KBO리그부터 두산을 ‘적’으로 만난다. 사진=김영구 기자 |
무엇보다 반복되고 있는 그림이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하나둘씩 떠난다는 것은 결코 긍정적인 요소가 아니다.
2013시즌 이후 두산 소속으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12명이다. 미신청자 김성배(이마저도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제외한 11명이 권리를 행사했다.
두산에 남은 이는 오재원(4년 38억원), 고영민(1+1년 5억원), 김재호(4년 50억원), 이현승(3년 27억원) 등 4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1+1년 계약을 한 고영민은 1시즌만 뛴 뒤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잔류로 가닥을 잡고 현상을 진행 중인 김승회가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어도 내부 FA 계약률이 50%도 미치지 않는다.
해마다 FA의 외부 출혈이 있다. 2014시즌 이종욱, 손시헌(이상 두산→NC), 최준석(두산→롯데) 등 3명의 FA가 모두 이적한 데다 2016시즌 김현수(두산→볼티모어), 2017시즌 이원석(두산→삼성)도 동쪽으로 향했다.
두산이 이 기간 외부 FA를 영입한 사례는 2015시즌의 장원준(롯데→두산)이 유일하다. 장원준의 계약규모는 총액 84억원으로 역대 구단
모두 FA 시장이 과열된 최근에 벌어진 일이다. 그렇지만 다른 구단의 씀씀이와 비교된다. 두산은 합리적인 투자를 강조하나 그럴수록 두산 팬 사랑을 받았던 스타의 이탈이 잦아지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