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이상철 기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정말 많이 울었다. (일주일이 지났지만)지금도 생각이 난다. 많이 아쉽다. 이제는 할 수 있는 게 이것(FA컵) 밖에 없다.”(이승엽 부산 감독대행)
부산은 올 시즌 쉼 없이 달렸다. K리그 클래식 승격 및 FA컵 우승, 두 마리 토끼를 쫓았다. 열매를 곧 따는가 싶었다. 지난 10월 조진호 감독이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데다 상주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 패배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승격의 꿈이 좌절됐다.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없었다. 승강 플레이오프가 끝나자마자 FA컵 결승이 시작됐다.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두 판을 치러야 했다. 몸도 성치 않았다. 11월 18일부터 12월 3일까지 16일 동안 총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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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최초로 FA컵 우승에 도전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딸 수 있다.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사진은 이승엽 감독대행.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
이 감독대행은 “타이트한 일정으로 부담이 크다. 솔직히 체력적으로도 벅차다. 몸 상태가 온전한 선수가 현재 없다. 악재다”라고 토로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었다. 부산은 11월 29일 FA컵 결승 1차전서 울산에 1-2로 졌다. 패한 데다 2골을 내줬다. FA컵 결승은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적지에서 치르는 FA컵 결승 2차전에서 최소 2골이 필요했다. 실점도 1골 이하여야 했다.
어렵지만 포기는 없다. 이 감독대행도 “올해 마지막 경기다. 선수들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눈빛으로 선수들의 의지를 느꼈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당부했다”라고 전했다.
부산 선수들은 적극적이었고 저돌적이었다. 초반부터 거세게 울산 골문을 두들겼다. 골과 승리가 필요한 부산이 해야 할 것은 공격 밖에 없었다. 전반 8분 만에 박준태의 예리한 슈팅이 골문 안으로 향했으나 골키퍼 김용대가 몸을 날려 쳐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1차전과 다르게 부산은 초반부터 울산과 대등하게 맞섰다. 골키퍼 김형근은 전반 21분 위기를 잘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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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빨간색 유니폼)은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최초로 FA컵 우승에 도전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딸 수 있다.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
울산의 틈을 파고들던 부산은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이정협이 흘린 공을 받은 이재권이 슈팅했다. 골키퍼 김용대가 꼼짝 못했다. 그러나 골대 강타. 이어진 부산의 탄식.
부산은 끈기 있게 울산을 흔들었다. 몇 차례 역습 위기도 있었으나 골키퍼 김형근은 잇단 선방으로 동료들이 더 마음
부산은 실점하지 않았다. 2골만 넣으면 됐다. 그러나 울산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야속한 시간만 계속 흘러갔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부산은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올해만 3번째 눈물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