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올해 FA 빅3 중 한명으로 평가받은 손아섭(29)이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에 잔류했다. FA시장이 점점 탄력 받고 있는 가운데 민병헌(30)과 김현수(29), 남은 두 거물 FA도 흐름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손아섭이 26일 원소속팀 롯데와 4년간 98억원에 잔류를 선언했다. 당초 예상보다는 이르게 진행된 전개. 미국무대 진출을 꿈꾸던 손아섭이기에 현지사정을 알아본 뒤인 최소 12월 중순에서야 국내구단과의 연계가 이루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훨씬 이른 11월 말에 거취가 결정됐다. 손아섭은 “롯데에 지명되고 지금까지 다른 팀에서 뛸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꿈보다 우리 팀의 우승이라는 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선택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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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남은 거물급 FA로는 민병헌(오른쪽)과 김현수가 꼽힌다. 사진=MK스포츠 DB |
나머지 거물급 FA로는 민병헌과 김현수가 꼽힌다. 두 선수 모두 탁월한 타격능력을 보유한 외야수로서 팀 전력을 급상승시켜줄 검증된 자원으로 고평가 받고 있다. 실력에 대한 의심은 거의 없다. 다만 워낙 높은 몸값과 경쟁이 예상돼 섣부르게 구단들이 움직이지 못하던 상태였다.
일단 민병헌의 현 소속팀이자 김현수에게도 친정팀인 두산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3년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강팀으로 면모를 갖췄지만 내년을 준비하는 모습은 기존과는 다소 다르다. 전날(26일) 밝힌 것처럼 기존 외인 마이클 보우덴과 닉 에반스와는 결별하고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도 보류선수 명단서 제외한 채 협상을 시작할 예정.
보우덴과 에반스 모두 2년간 보여준 실력이 있지만 이번 시즌 두산이 바라는 성적이 아니었기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외인선수 이상의 존재로 자리매김한데다가 올 시즌 역시 14승을 거둔 니퍼트조차도 미래를 감안하며 냉정한 협상을 이어갈 정도다. 팀 이미지를 실추 시킨 진야곱은 물론 기량이 답보상태인 고원준, 안규영 등도 과감히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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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어로 꼽힌 손아섭(오른쪽)은 예상보다 이르게 롯데 잔류를 택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자연스럽게 나머지 구단들의 시선이 두 선수에게 쏠릴 전망. 다만 올해는 FA시장에 참여하는 구단이 매우 제한적이다. 한화, 넥센, SK, NC 등은 외부 FA시장 불참을 선언했고 kt도 황재균 영입을 끝으로 철수했다. KIA는 내부단속에 집중한다. 결국 두산을 비롯해 강민호를 영입한 삼성, 손아섭을 잔류 시킨 롯데, 그리고 전력보강이 시급한 LG만이 구매자로서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
두산이 다소 적극적이지 않은 가운데 삼성은 강민호와 함께 타선강화의 키로, 롯데 역시 손아섭 잔류 효과에 더 탄력을 받게 할 외야수 영입이라는 시나리오 속 민병헌, 김현수를 주목한다. 베테랑들을 대거 내보낸 LG는 일찌감치 FA시장 큰 손으로 예상됐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수확이 없는 상황. 팬들의 전력우려가 거세지고 있어 검증된 외야수 영입이 필수적으로 꼽힌다.
사실상 3파전 플러스 1이 예상되는 가운데 손아섭이 비교적 빠르게 거취를 정하며 민병헌과 김현수도 조기에 결론 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손아섭이 몸값에 대한 기준점도 제시했고 롯데 전력의 의구심도 날리는데 성공하며 흐름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시장 초반 기세는 더뎠으나 강민호와 손아섭이 스타트를 끊었다고 보면 된다. 이제 (거물급 계약이) 빠르게 이뤄질 것”라고 내다봤다.
남은 변수는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잔류의지. 스스로 밝혔듯 여전히 미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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