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스테로이드를 복용했거나 복용한 것이 의심되는 선수에게 투표를 하지 말자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멤버 조 모건의 주장이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조하는 여론도 있지만, 꼭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디 오클랜드 프레스'에서 1984년부터 메이저리그를 취재한 팻 카푸토 기자는 22일(한국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모건이 보낸 편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며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을 금지약물 복용이 의심된다고 투표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 약물의 시대에 활동한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놓고 명예의 전당 멤버와 투표 기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어 "스테로이드 시대 유명 해설가로 일했던 그가 금지약물 사용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면 놀랄 것"이라며 금지약물 사용은 선수, 구단, 미디어가 모두 알고 있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들 중에도 약물을 하지 않은 것처럼 가장한 선수들이 있다. 본즈와 클레멘즈는 선수로서 이들보다 더 나았다"며 자신은 두 선수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스포팅 뉴스'의 메이저리그 기자 라이언 파간도 모건의 편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투표 자격을 얻은 그는 "속임수는 이 위대한 미국의 스포츠의 역사에서 늘 있어왔다"며 모건이 약물 복용 선수들을 "우리가 사랑하는 게임을 속였다"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금지약물 복용을 공에 침을 뱉거나 상처를 냈던 행위와 비교하며 "야구에서 선수들은 늘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한 방법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건이 뛰었던 시대 선수들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그들이 도덕적이어서가 아니라 "스테로이드가 그때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980년대 있었던 암페타민 스캔들을 언급하며 "과거 선수들이 암페타민이 자신들을 더 좋은 선수들로 만들어주기에 복용했듯, 1990, 2000년대 선수들도 같은 선택을 한것일뿐"이라며 다시 한 번 모건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두 기자의 생각이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