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로드FC를 TFC가 직접 도발했다. 운영에 대한 비판을 넘어 직접 싸워보자는 맞대결 신청이다.
TFC는 17일 제16회 넘버링 대회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인천 선학체육관에서 12월 9일 열리는 TFC16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이 자리에서 하동진 TFC 대표는 로드FC에 “2018년 12월 29일 장충체육관에서 단체 대항전을 열자”라고 제안했다. 한국 종합격투기 양대 단체로 여겨진 양측은 지금까지 간접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신경전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렇게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도발은 처음이다.
![]() |
↑ 로드FC와 함께 한국 종합격투기 양대 대회사로 여겨지는 TFC는 2018년 12월 29일 장충체육관에서의 단체 대항전을 요구했다. 사진=TFC 제공 |
TFC가 이런 카드를 꺼낸 가장 큰 이유는 점점 벌어지는 격차다. 로드FC는 연말 대회 포함 2017년 10차례 흥행을 열지만 TFC는 6번에 그친다.
허베이성의 스좌장에서는 11일 로드FC44가 치러졌다. 2015년 1회, 2016년 3차례로 중국 개최를 늘려갔다가 사드 배치 논란으로 애를 먹었지만, 2017년에도 현지 대회 진행에 성공했다.
한중 관계는 10월 31일 양국 외교부 협의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1일 시진핑 주석, 13일에는 리커창 총리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가지며 급속도로 복원되고 있다. 중국현지법인이 있는 로드FC는 2018년 더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TFC의 2017년 6번 개최에는 2부리그 격인 드림이 절반이다. 메인 대회를 3회밖에 열지 못했다는 것은 ‘분기당 1차례 흥행’ 달성에도 실패했다는 얘기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팀 MMA 4 라이프’는 종합격투기 선수·대회사 관련 자료를 통계로 구축하여 국가·이벤트별 점수·순위를 산정하는 조직이다.
‘팀 MMA 4 라이프’의 2017년 7월까지 반영된 자료를 보면 로드FC는 종합격투기 세계 9위로 평가된다. 최근 1년 가장 우수했던 흥행의 우열을 가리는 ‘베스트 이벤트’ 부문에서는 3위에 올라있다.
로드FC가 3분기부터 한국 종합격투기 최초의 지상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한 ‘겁 없는 녀석들’의 MBC 방영 성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팀 MMA 4 라이프’ 순위도 13위로 내려갔으나 이미 국제적인 단체로 거듭났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TFC는 2013년 창립 후 UFC에 5명을 보내며 질적으로는 우수한 대회사임을 어필해왔다. 그러나 2016년 이후 UFC 계약자 2명은 아직 승리가 없는 데다가 1명은 2연패로 잔류에 실패했다.
로드FC의 성장과 TFC의 답보 혹은 퇴보가 맞물리면서 후자의 한국 종합격투기 체육관에 대한 통제력 역시 내리막이라는 현장의 반응이 계속 들린다. 유능한 인재의 수급 및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TFC의 로드FC 직접 도발은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선두를 참고하고 언급하는 것은 숱하게 검증된 효율적인 전략이다.
로드FC와의 맞대결에 대해 TFC는 내부적으로 장충체육관을 자비로 예약하는 것부터 대등한 입장에서의 공동 대회에 관심이 전혀 없다면 TFC 특정 선수를 로드FC에 자객으로 파견하는 것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제안을 한 TFC나 대상이 된 로드FC 모두 ‘단체 대항전’이 성사될 것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내·외부 관계자는 사실상 없다. 로드FC가 공개 반응조차 보일 리가 없다고 예상하는 이가 절대다수다.
정문홍 대표 이하 로드FC 구성원이 이전까지 TFC와의 간접적인 신경전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한 적이 없다는 전례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TFC의 이번 제의는 어떤 경우의 수를 막론하고 손해보다는 이득이 많다.
로드FC와 TFC는 챔피언 남자 8체급/여자 3체급으로 경기를 치른다. 남녀 최고 체급이 로드FC는 무제한급으로 같고 TFC는 남성 헤비급(-120㎏) 및 여성 밴텀급(-61㎏)이라는 정도가 차이다.
따라서 양측의 체급별 격돌만으로 11경기라는 한 대회를 훌륭히 채울 수 있는 양의 대진이 나온다. 맞대결 제안 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TFC의 체급별 강자와 로드FC 유명 선수의 가상 대결이 커뮤니티에 회자하고 있다.
로드FC가 ‘무시’로 일관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하면 TFC는 ‘겁쟁이’ 프레임을 씌우면 된다. 주요 대회 때마다 간판급 선수들이 “로드FC 내 체급의 아무개는 내가 무서워 피했다. 그러나 이번에 나와 싸울 파이터는 그렇지 않다. 여러분 지켜봐 달라”라는 말을 해도 억지스럽지 않게 된 것이다.
제2대 라이트급(-70㎏) 챔피언 권아솔이 로드FC 최고 스타임은 의문의
TFC16 미디어데이에서 권아솔 패널을 격파한 정다운은 라이트헤비급(-93㎏)이다. 권아솔이 최홍만에게 그러했듯이 체급과 상관없이 일견 터무니없어보이는 도발도 감행하겠다는 신호탄이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