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대전제 아래에서 인종차별은 가장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이는 인류의 보편적 사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 현장에서 인종차별행위, 구체적으로 인종 비하 행위를 빈번히 목격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선수들과 관련한 인종차별행위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5)이 최근 인종차별을 당했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코트오프사이드’는 17일(현지시간) “손흥민이 정신 나간(moronic) 웨스트햄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모욕을 당했다”며 해당 인종차별을 당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엔 자가용을 타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손흥민에 반대편 차량에 있던 한 남성이 “영화 혹성탈출 복사본 좀 구해줄 수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손흥민이 “무슨 뜻이냐”고 되묻자 이 남성은 “DVD! 너 DVD 팔잖아. 좋은 복사본 없어?”라고 비아냥댔다. ‘DVD’라는 표현은 영국 훌리건들이 아시아 출신 선수를 인종차별 할 때 쓰이는 단어다. 과거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복제한 영화 DVD를 판매한다는 관념에서 따왔다. 물론 손흥민은 “아니다”라며 미소를 지으며 떠났지만, 명백한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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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콜롬비아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 기성용이 콜롬비아 카르도나 눈찢기 행동에 발끈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한국 축구선수들의 인종차별 피해 행위는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 분데리스리가에서 뛰던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범근 전 감독은 모욕적 언사와 함께 얼굴에 침까지 맞았다. 박지성도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고, 기성용은 스코틀랜드리그에서 뛰던 시절 원숭이라고 놀림 받았다. 손흥민도 앞서 지난 3월 밀월과의 FA컵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자,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은 야만인”이라는 욕설을 들었다.
비단 축구 뿐만 아니라, 최근 LA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맞붙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눈 찢기 인종비하 제스처가 나왔다. 휴스턴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3차전 2회말 공격 도중 상대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양 손으로 눈을 찢는 행동을 했다. 결국 비난 십자포화를 얻어맞고, 징계까지 받았다.
스포츠와 관련한 인종차별 문제는 국제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이런 문제는 새로운 곳에 정착한 이민자들과 토박이들의 텃세나 과거 미국 흑인 노예들과 관련이 깊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스포츠 시장이 전 세계화함에 따라 다른 나라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때로는 모국이 아닌 정착지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선수들까지 생겨나면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적인 요소가 가장 강한 스포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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