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안준철 기자] 2루 악송구는 철옹성 같은 에이스가 무너지는 전조 증상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피칭으로 MVP를 차지했던 에릭 해커(34·NC다이노스)가 무너졌다. 4일 쉬고 등판한 해커의 피칭은 준플레오프 MVP와는 거리가 멀었다.
NC는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3-14로 완패했다. 이로써 플레이오프 전적 1승2패로 한 번만 더 패하면 포스트시즌 탈락하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에이스 해커를 내고 당한 패배이기 때문에 더 뼈아팠다.
이날 해커는 180도 다른 투수였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과 5차전 선발로 등판해 13⅓이닝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68을 기록했다. 비록 1차전에는 호투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5차전 승리투수가 되면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1등 공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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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마산 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러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2회초 2사 1,2루 NC 손시헌이 해커의 악송구에 놀라 휘청이고 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결정적으로 무너진 건 2회초였다. 첫 상대 오재일에 초구부터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지만,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의 호수비로 직선타 처리됐다. 그러나 박세혁을 몸에 맞는 공, 최주환에 안타를 맞고 1,2루 위기에 몰렸다. 타석에는 오재원. 해커는 오재원과 승부해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재빨리 공을 잡은 해커는 2루로 힘차게 공을 뿌렸다. 병살로 이닝을 종료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해커의 송구는 정확하지 못했다. 공은 2루에서 먼 곳으로 향했다. 결국 뒤로 빠져 공이 구르는 동안 박세혁이 홈을 밟았다.
0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허무하게 첫 점수를 내준 해커는 급격하게 무너졌다. 허경민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가 다시 만들어졌고, 해커는 초구에 던진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한복판에 몰리며 민병헌에 우월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승부가 사실상 결정되는 장면이었다. 2회말 팀 타선이 2점을 뽑아줬지만, 해커는 3회초 오재일에 솔로홈런을 맞았고, 4회초에는 2아웃을 잡는 동안 주자를 2루까지 내보내고 마운드를 구창모에 넘겼다. 하지만 구창모가 오재일에 적시타를 맞아 해커의 실점이 1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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