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단순한 1패가 아니다. 두산에게는 꽤 충격이 큰 1패였다. 에이스 니퍼트가 무너졌다. 쫓아가는 상황에서 역전 기회를 놓치더니 대패를 했다. 가을사나이 이현승은 예년보다 추운 가을바람을 맞았다.
두산은 지난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에게 5-13으로 크게 졌다. 포스트시즌 NC전 6연승 종료. 지금껏 NC와 포스트시즌 대결에서 첫 판을 내준 것은 처음이다.
부담도 커졌다. 양대 리그 시절을 제외한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1.5%였다. 201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힐 경우, 확률은 100%가 된다.
“NC보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11승 5패) 외 유리한 점이 없다”라던 김태형 감독의 말대로 NC는 만만치 않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며 사기가 충만했다. 그리고 두산을 꺾겠다는 집념이 강했다. “두산에 너무 많이 져 한 번은 꼭 이기고 싶었다”던 김경문 감독부터 의욕이 넘쳤다.
↑ 두산은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에게 대패했다. 상처가 적지 않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두산의 선발투수는 니퍼트였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34⅓) 신기록 보유자다. 후반기 대량 실점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니퍼트는 가을야구의 보증수표였다. 이날 2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다. 그러나 2번의 야수 실책은 니퍼트를 힘들게 만들었다.
니퍼트는 5회 스크럭스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루 홈런을 허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개인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니퍼트는 어느 때보다 분석을 철저히 한 NC 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 1점차(3회), 그리고 2점차(5회) 리드를 못 지켰다. 그러나 두산은 뒤집을 힘이 있었다. 두산 타선 역시 장현식을 두들겼다. 4회 류지혁의 적시타가 터질 때까지만 해도 응집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후 두산의 맥은 자주 끊겼다. 5회 1점을 만회했지만 무사 1,2루에서 병살타(김재환)가 나왔다. 병살타는 8회(정진호)에도 한 차례 더 나왔다. 찬물을 제대로 뒤집어썼다. 5-6으로 쫓던 6회에는 안타 뒤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후속타자가 침묵했다. 엇박자가 났다. NC가 8회 2사 이후 무서운 집중력으로 대량 득점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두산은 공-수-주가 탄탄한 팀이다. 하지만 빈틈이 많았다. 특히, 수비에서 실책 2개는 승부의 흐름을 묘하게 바꿔놓았다. 김준완의 슈퍼캐치 같은 ‘파인 플레이’가 두산에서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마땅히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김재호는 2차전에도 선발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다.
두산은 7회까지 NC와 팽팽하게 맞섰다. 스코어는 5-6, 1점차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마무리투수 김강률도 대기했다. 그러나 8회 대량 실점을 하면서 백기를 흔들어야 했다.
김명신은 권희동과 노진혁에게 장타를 맞았으며, 이영하도 손시헌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보다 앞에서 이현승이 끊어야 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크게 기여했던 이현승의 통산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0.33에 불과하다. 가을사나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니퍼트에 이어 이현승이라는 철벽이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활약에 따른 호평으로 더욱 부담을 느낀다는 이현승은 2사 1,3루서 지석훈을 잡지 못하면서 꼬였다.
두산의 말대로 NC는 만만치 않으며 강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1차전만 고려했을 때, 두산은 강하지 않았다. 그리고 졌다. 제구가 흔들린 에이스는 정규시즌 막바지 부진의 터널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불펜에서 역할이 큰 이현승이 이현승이 삐걱거리면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는 김태형 감독의 말과 달리 두산 타선은 결정적일 때 폭발하지 않았다. 6회 이후 안타는 1개.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두산이 2차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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