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황석조 기자] 가을야구 경험의 차이가 이 정도일까. 시즌 후반 소위 미라클을 만들었던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력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롯데는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게 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스코어 1-2가 된 롯데는 가을야구 종료의 기로에 서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린 롯데. 3차전은 결과와 내용이 말해주듯 참패에 가까웠다. 간간히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했지만 어디까지나 추격에 그친 정도지 경기를 리드하지 못했다.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지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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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가 NC에 비해 부족한 가을야구 경험이 도드라지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1차전 롯데는 9회까지 2-2 균형을 이뤘으나 연장 11회 이 축이 무너지며 대량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3차전도 5회말 NC에게 주도권을 내주더니 눈 깜짝 할 사이 두 자릿수 실점을 허용했다. 손아섭의 투런포 등이 터지며 추격했으나 이미 대패가 유력해진 상황에 나온 홈런이라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2차전은 승리했으나 1-0이 말해주듯 내용은 답답했다. 마운드는 훌륭했으나 타선은 적시타 1개조차 나오지 못하며 다소 멋쩍은 승리가 되고 말았다.
단 세 경기에 불과한데다 상대들 역시 검증된 강팀들, 여기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포스트시즌의 특성을 감안할 때 롯데에게 좋았던 모습만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반대로 축제의 장인 가을야구서 롯데의 플레이를 보는 팬들은 최소한 당시와 비슷하기라도 한 플레이를 보길 원한다. 이런 의미에서 준플레이오프서 보여주는 롯데의 경기력은 예사롭지 않고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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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가 이 같은 경험의 격차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타선에서는 해결사가 없다. 이대호, 강민호, 손아섭, 전준우 등 즐비한 스타들 누구 하나 팀을 살려내는 미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들 모두 부담감에 잔뜩 힘이 들어가거나 의욕만 앞섰다. 세밀한 플레이나 결정적 역할이 보여지지 않는 이유다.
순항하는 마운드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지도 않다. 레일리, 린드블럼 같은 선발진은 물론 박진형-조정훈-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주가가 높아졌지만 나머지 자원들은 극단적으로 비교되는 경기력이다. 그러다보니 송승준, 장시환 등 분위기를 바꿔줘야 할 투수들이 오히려 경기를 더 어렵게 만드는 당혹스러운 순간을 만들고 있다. 편차가 크니 자연스럽게 역전승도 사라지고 팬들의 의구심까지 커지게 하는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 주축선수들은 베테랑들이 많지만 최근만 따져봤을 때 가을야구 경험이 5년 만이다. 아무래도 지난 몇 년간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던 NC에 비해 요령과 노하우 등이 현저히 부족하다. 선수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그 경험의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티가 나고 있는 것.
롯데에게는 시간이 없다. 12일날 패하면 그대로 올 시즌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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