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문제점은 분명하다. 타자 친화 구장에서 버틸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없다. 이 문제는 이번 시즌도 계속됐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강력한 타선과 튼튼한 불펜으로 버텼는데, 올해는 달랐다.(날짜는 한국시간 기준)
시즌 요약(28일 현재)
성적: 75승 83패(AL 동부 4위,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최다 연승: 7연승(8월 24일~31일)
최다 연패: 7연패(5월 22일~29일)
최다 실점: 16실점(6월 11일)
최다 득점: 16득점(8월 26일)
무득점 패: 10회
무실점 승: 10회
끝내기 승리: 12회
끝내기 패배: 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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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티모어는 올해도 선발 불안을 해결하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총평
선발진은 여전히 약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높은 5.6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가장 적은 828 2/3이닝을 소화했다. 누가 투수 친화 구장 사용하는 팀 아니라고 할까봐 피홈런도 세번째로 많은 154개를 허용했다. 시즌 15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선발진이 거둔 승리가 총 45승인데, 이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세번째로 적은 승수다. 그만큼 선발들이 자기 역할을 못했다.
그나마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크리스 틸먼은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평범한 투수가 됐고(평균자책점 7.71), 웨이드 마일리도 31경기를 던졌지만 소화 이닝이 153이닝에 그쳤다. 시즌 도중 제레미 헬릭슨을 데려왔지만, 큰 보탬이 되지 않았다(10경기 평균자책점 6.97). 그나마 팀에서 귀하게 키운 케빈 가우스먼(33경기 11승 11패 4.81)과 딜런 번디(28경기 13승 9패 4.24)는 24승을 합작하며 자기 역할을 했다.
그래도 작년에는 8회까지만 버티면 브래드 브락-잭 브리튼이라는 리그 최강의 필승조가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볼티모어의 8회 이후 평균자책점은 2.59(리그 1위), 피안타율은 0.219(리그 2위)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각각 3.80(6위)과 0.251(13위)로 성적이 나빠졌다. 지난 시즌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던 마무리 잭 브리튼이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장기간 자리를 비운 것이 치명적이었다. 브래드 브락이 그럭저럭 잘 막았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셋업맨 대안으로 떠올랐던 마이캘 기븐스는 세이브 상황일 때 평균자책점 3.78로 중요한 상황에서 자기 역할을 못했다.
투수들이 5점을 주면 타자들이 6점을 내는 것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볼티모어는 작년에도 그런 야구로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이번 시즌도 1445안타(리그 2위) 232홈런(리그 1위)을 때리며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문제는 다른 팀들도 다 잘쳤다는 것. 홈런이 풍년이었던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는 9개 팀이 200홈런을, 4개 팀이 230홈런을 돌파했다.
홈런은 많았는데, 영양가는 떨어졌다. 타점은 707타점으로 리그 7위에 그쳤고, 삼진은 1365개로 네번째로 많은 반면 볼넷은 385개로 두번째로 적었다. 도루는 리그 1위 카메론 메이빈(휴스턴)보다 적은 32개를 기록했다. 홈런이 폭증한 시대, 홈런만 잘치는 야구는 경쟁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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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너던 스쿱은 팀에서 제일 돋보인 타자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MVP: 조너던 스쿱
이번 시즌 공격적으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27일까지 156경기에 출전, 타율 0.297 OPS 0.855 32홈런 105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볼티모어에서 지금까지 매니 마차도와 함께 30홈런을 넘긴 유이한 타자이며, 100타점을 넘긴 유일한 타자다. 또한 규정 타석을 채운 팀내 타자 중 가장 높은 출루율(0.342)과 장타율(0.513)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생애 첫 올스타 출전은 그 부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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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브리튼은 시즌 대부분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올해의 반전: 잭 브리튼
지난 3년간 204경기에서 209이닝을 소화하며 1.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후유증을 올해 제대로 겪었다. 팔뚝 염좌 부상으로 지금까지 38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과정도 너무 안좋았다. 4월 17일 팔뚝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그는 5월 3일 복귀했지만, 4일만에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이번에는 7월 6일이 돼서야 복귀했다. 복귀 이후 평균자책점 2.89 18볼넷 29탈삼진 이닝당 출루 허용률 1.527로 예전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차라리 더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트레이드를 해서 유망주라도 받았으면 다행인데, 구단주 반대로 이마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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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 만시니는 좌익수 주전 경쟁의 승자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올해의 재발견: 트레이 만시니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번 시즌 24개 홈런을 때렸다. 애런 저지가 50홈런을 때리면서 빛에 가렸지만, 24홈런은 아메리칸리그 신인 선수들 중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78타점은 3위에 해당한다. 본격적으로 빅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올해 좌익수 자리를 나눠 맡았던 김현수와 조이 리카드를 각각 벤치와 마이너리그로 보내버리며 좌익수 주전 경쟁의 승자가 됐다. 무엇보다 우완(타율 0.293, OPS 0.864) 좌완(0.292, 0.743) 가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 1루와 좌익수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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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베컴은 후반기 유격수 공백을 메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올해의 영입: 팀 베컴
1993년 피터 안젤로스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이후 단 한 번도 이적 시장에서 ’셀러’로 나서지 않은 볼티모어는 올해도 와일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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