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LG 선수들이 웃으면서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기까지 5일이 걸렸다. 그러나 자칫 연패는 더 길어질 수 있었다.
22일 대구 삼성전, 차우찬의 강판과 함께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스코어는 5-1에서 5-3이 됐으며 주자 2명이 나가 있었다. 홈런 1방이면 역전이었다. 나쁜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었다. LG는 최근 뒷심 부족으로 승수를 쌓지 못했다.
그 상황에 마운드를 향해 걸어간 이는 정찬헌(27)이었다. 지난 19일 잠실 kt전 이후 첫 등판이었다. 사흘 전 정찬헌은 아웃카운트 1개를 못 잡으며 3실점을 했다. LG는 그 경기를 그르쳤고, 3연패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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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정찬헌은 22일 KBO리그 대구 삼성전에서 7회 무사 1,2루 위기 상황에 구원 등판해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번에는 진짜 잘 던져야 했다. 정찬헌은 “볼넷을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 타자가 치도록 해 어떻게든 결과를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공에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렵게 갈 필요가 있었을까. 코스를 보고 공격적으로 공을 던지려 했다”라고 밝혔다.
정찬헌은 김헌곤의 희생번트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타점 1위 러프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1사 만루서 상대한 타자는 이원석. 풀카운트 접전 끝에 정찬헌은 147km 속구를 던졌다. 결과는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 자신감을 가진 정찬헌은 조동찬마저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정찬헌은 “괜히 변화구로 승부했다가 밀어내기 볼넷을 내줄 수 있다. 그래서 힘이 있던 만큼 강하게 공을 던지려고 마음먹었다”라며 “오랫동안 (차)우찬이형이 승리하지 못했다. 그래서 꼭 잘 막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더욱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7회 무실점으로 막아 다행이었다”라고 전했다.
정찬헌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위기는 또 찾아왔다. 1사 후 김성훈의 투수 앞 내야안타를 잡아 1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부정확했다. 1사 2루. 정찬헌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앞서 안타를 때렸던 최영진과 박해민을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정찬헌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는 공을 던지지 않아야 했다.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도 아직 1루까지 가지 않았다고 판단해 송구했다. 너무 급한 나머지 실수를 했다”라며 “어떤 주자든지 무조건 막아야 한다. 오늘 경기뿐 아니라 시즌을 치르면서 열심히 해 잘 막고 싶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다.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LG는 이날 삼성을 8-4로 이기면서 3연패를 끊었다. 그리고 5위 SK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잔여 8경기. 자력은 물 건너갔지만 5위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
정찬헌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했다. (박)용택이형이 ‘내년에 야구 안 하는 거 아니다. 밝게 하자’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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