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두산 선발진에 완벽히 자리 잡아가고 있는 함덕주(22). 그는 겸손함 속에서도 보다 큰 미래를 상상해보고 있었다.
두산 마운드는 지난해까지 ‘판타스틱4’라는 최강의 선발진을 운용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시작으로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까지 이어지는 선발로테이션의 위력은 가히 엄청났다. 각종 신기록은 물론 대망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한 경기씩 책임지며 팀 우승을 일궜다. 타 팀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 두산에게는 자부심의 대상이었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판타스틱4’이지만 2년 연속 위용을 이어가기란 매우 힘든 일. 올 시즌 이따금씩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화수분야구라는 말이 딱 들어맞게 두산에는 새로운 카드가 떠올랐고 이제는 그가 기존 ‘판타스틱4’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선발로 시작했지만 8승이나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리그 9위(3.60)를 자랑하는 함덕주가 그 주인공이다.
↑ 함덕주(사진)가 후반기들어 두산 선발진 에이스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함덕주 역시 “팀이 져서 아쉽지만..개인적으로 스스로 투구는 괜찮았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달라진 그의 모습, 변화의 주된 비결은 마음가짐이라고. 함덕주는 “(후반기들어) 더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 형들(타자)이 잘해주니 이전보다 부담이 덜하다”고 팀 상승세에 영향이 컸음을 전했다.
가시권에 도달한 시즌 첫 10승고지. 함덕주는 욕심은 있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현재 역할에 집중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더 크다고. 현재 분위기로만 봐서는 매우 유력한 포스트시즌 선발입성에 대해서도 “그 부분은 생각 안하고 있다. 정규시즌 때 역할을 다하도록 집중하는 게 목표다”고 겸손한 자세를 견지했다. 다만 3점대 평균자책점과 규정이닝 소화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함덕주는 최근 경사스러운 일이 추가됐다. 오는 11월에 있을 24세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비엔트리에 입성한 것이다. 심지어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직접 함덕주의 이름을 언급하며 (선발에) 고민이 적었던 선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함덕주 스스로도 충분히 벅차는 일. 그는 아직 예비엔트리이기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11월 마운드에 오른 자신의 모습을
선발로 자리 잡은 함덕주지만 대표팀 역시 굵직한 경쟁자가 많아 보직을 장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함덕주는 “보직은 상관없다. 어떤 역할이든지 뽑히고 나간다면 좋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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