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이날 허프를 제외한 LG 선수들의 경기력을 좋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타선은 여전히 득점권에서 답답했다. 그래서 몇몇 투혼의 장면이 더 아쉽고 허무하게 느껴졌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연패 늪에 빠진 상태였다. 순위도 5강을 벗어났었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타격은 빈약했고 수비는 허술했다. 전날(26일) 경기는 이를 집약하기 충분한 내용. 아쉬움 속 LG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기일전이 필요했다.
하루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 LG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자세히 뜯어보면 내용은 이번에도 실망스러웠다. 연장 12회까지 장단 11안타를 때렸지만 고작 1득점에 그쳤다. 1회부터 만루찬스를 얻었고 4회 두 번째 만루기회를 따냈다. 하지만 번번이 결정적 한 방이 부족했다. 2회에도 또 3회도. 그리고 7회도 9회도. 10회 또 한 번의 만루찬스에도. 상대의 폭투 등이 더해지며 득점권서 기회가 적지 않았지만 결말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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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27일 경기서 이천웅과 허프의 투혼을 지켜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마운드 위 선발투수 허프는 눈물겨움 그 자체였다. 7이닝 동안 단 2피안타만 허용한 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허프의 완벽한 피칭 앞에 두산 타선은 제대로 된 기회도 잡지 못했다.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이 허프의 몸상태에 대해 완벽에 가깝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정확했다. 후반기 들어 LG 선발진 페이스가 좋지 않은 가운데 복귀한 허프는 굳건했고 강했다. 하지만 이날 허프는 완벽피칭에도 불구하고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어쩌면 오히려 부족한 팀 득점으로 타이트한 경기가 이어져 더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줬을 정도로 악전고투 그 자체였다.
8회 1사 후 구원등판한 이동현 역시 2⅓이닝 동안 베테랑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위기일발 상황이 이어졌고 팀 타선 역시 호응해주지 못했지만 관록의 피칭으로 쉽게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최근 기세도 좋은 이동현이지만 이날 더욱 더 뜨거운 열정이 담겨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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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동현(사진)이 경기 후반 의미 있는 베테랑 관록투를 펼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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