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데이비드 허프(32)는 LG의 에이스가 분명했다. 위기에 빠진 팀 선발진에 희망이 되기 충분했다. 그렇지만 선발투수 혼자 승리까지 끌어올 수는 없었다.
금주 한 주간 LG 선발 마운드는 좋지 못했다. 복귀한 임찬규가 잘해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단순 결과 때문만이 아니다. 중요한 길목서 차우찬, 헨리 소사, 류제국까지 이름값 넘치는 에이스급 자원들이 연달아 무너졌기 때문이다. 타선이 빈약한 상황서 마운드라도 기대치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LG는 선발들 부진이 이어지자 이기는 경기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LG에는 확실한 에이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허프. 올 시즌 각종 잔부상으로 재활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지만 마운드에 있을 때 그 위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햄스트링 부상 후 지난 16일 복귀한 허프는 한 번의 불펜등판, 그리고 한 번의 선발등판(22일 NC전)서 압도적 피칭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복귀 후 9⅓이닝 동안 2사사구 2실점 짠물피칭. 허프의 존재감은 그렇게 눈에 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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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외인투수 허프(사진)가 호투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1회를 가볍게 넘긴 허프는 2회 안타를 허용했지만 별다른 위기는 없었다. 3회는 세 타자 연속 탈삼진. 4회와 5회는 깔끔한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야수진 수비가 좋았지만 일단 허프의 피칭이 위력적이었다. 허프는 6회 2사를 잡고 김재호에게 첫 볼넷을 내줬고 이어 대타 오재일에게 안타까지 맞으며 득점권에 처음으로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이내 후속타자를 잡고 위기를 넘겼다.
이날 허프는 7이닝 동안 110구 역투를 펼치며 2피안타 1볼넷 6삼진 무실점 최고의 피칭을 해냈다. 허프의 150km대 강속구는 힘이 실려 있었다. 커터와 체인지업도 춤을 췄고 여기에 알맞은 볼 배합까지 더해지며 뜨거웠던 두산 타선을 번번이 침묵하게 만들었다.
LG 타선은 허프를 더욱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허프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LG 역시 경기 중반 1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이는 중후반 허프의 피칭에 더욱 집중력을 더하는 역할까지 했을 듯했다. LG 타선이 대량득점을 얻어내기 쉽지 않아보였고 1점이 곧 위기로 연결된 듯한 기세였기 때문이다. 허프의 피칭이 더 빛났던 이유는 그래서였다.
하지만 허프의 호투가 무색하게 LG는 불펜진 난조로 동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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