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는 3년째 꼴찌 위기에 있는 탓에 웃을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도 팀 내 유망주들의 성장세를 떠올리면 미소가 번진다. 류희운(22)의 존재감도 그 중 하나다.
류희운은 2014년 우선지명으로 입단했지만 그 해 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에는 재활에 매진했다. 그는 kt 창단멤버였지만 팀이 1군에 진입한 2015시즌에는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했다. 2016시즌에야 5경기 8⅓이닝을 던진 게 1군 기록 전부였다.
올해 들어 이제 본격적으로 1군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 13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5.77(43⅔이닝 28자책)의 성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류희운의 선발 자리를 일단 임시 역할로 고려했지만 그가 좋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자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 kt 위즈 류희운은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사진=강윤지 기자 |
류희운은 지난 6월 14일 삼성전서 생애 첫 승을 따내는 동시에 팀의 7연패도 끊어내는 연패 스토퍼 역할을 했다. 6월 22일 롯데전서도 팀의 6연패를 끊어내는 승리를 올렸고, 7월 22일 넥센전서도 시즌 3승을 올리면서 4연패를 끊었다. ‘연패 스토퍼’가 된 데 대해 그는 “사실 연패 중에 나가는 건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냥 팀에 도움만 되려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류희운은 28일 수원 NC전 6이닝 3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또 한 번 좋은 내용을 만들었다. 이날은 110구를 던져 데뷔 이래 가장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다.
김진욱 감독은 “깜짝 놀랐다”고 그의 호투를 평가했다. 김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처음으로 100구를 넘겨 그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볼 끝이 더 좋았다. 완급조절을 잘한 덕분인데, 누가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빨리 깨우친 것이다. 우리에게는 굉장히 큰 소득이다”고 설명했다.
류희운은 감독의 평가에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닝 지날수록 더 안정되는 느낌은 실제로도 받았다”고 전했다. 생각에 변화를 준 덕분에 가능했다. 류희운은 “전에는 힘이 좀 많이 들어갔는데, 힘을 빼고 힘을 써야 될 때만 쓰려고 했다. 그게 이닝 지나면서 더 잘 됐다. 포수, 수비수를 믿고 템포 조절에 신경 썼다”고 밝혔다.
류희운은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에 대해 “그런 것까지는 신경 못 쓴다. 그런 건 없고 그냥 매번 다시 시작할 뿐이다. 5회까지 퍼펙트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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