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뒤에서 묵묵하게 준비했던 김동욱(29·kt)이 테이블세터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kt가 지난 27일 수원 두산전에 파격적인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1번 정현과 2번 김동욱의 테이블세터 카드를 꺼냈다. 김동욱이 2번 타순에 배치된 것은 시즌 처음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두산 선발투수)니퍼트 맞춤용 카드다. 그리고 테스트 차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정현과 김동욱이 공격 첨병 역할을 맡았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정현과 김동욱은 26일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이 각각 0.333와 0.357을 기록했다.
↑ 김동욱이 27일 수원 두산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2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특히 김동욱에게 기대를 걸었다. 김 감독은 “김동욱이 시즌 초반 정말 잘해줬으나 첫 풀타임 선발이라 많이 힘들어했다. 때문에 백업으로 뛰고 있는데 이제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전했다.
5월 19일 시즌 첫 경기를 뛴 김동욱은 5월 타율이 0.385에 이르렀다. 그러나 6월 타율이 0.240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선발보다 교체로 뛰는 횟수가 많아졌다. 하지만 7월 들어 곧잘 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회복했다.
김 감독은 “김동욱은 준비를 열심히 하는 선수다. 최근 배트를 짧게 휘두르면서 타격이 좋아졌다. 벤치의 주문도 잘 수행한다”고 칭찬했다.
주로 5,6번타자로 출전했던 김동욱은 2번타자로 기용된 적이 많지 않다. 하지만 성적은 가장 좋았다. 5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을 올렸다. 홈런의 50%가 2번타자로 뛰었을 때 터졌다.
김동욱은 경기를 앞두고 2번 지명타자 선발 출전 통보를 받은 뒤 “정말 새롭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님께서 특별한 작전을 원해서 나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같이 하던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은 5타수 2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1회와 5회, 주자가 없는 가우데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김동욱의 멀티히트는 6월 30일 수원 넥센전 이후 27일 만이었다 .그리고 KBO리그 통산 외국인투수 최다 승을 기록한 니퍼트를 상대로 기록했다. 니퍼트의 이날 피안타는 5개. 안타 2개를 허용한 타자는 김동욱이 유일했다. 1경기로 단언할 수는 없으나 테스트 차원의 기용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타자는 보통 타순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김동욱은 “나는 백업이다. 백업은 언제든지 뛸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수비, 주루, 타격 등 어느 부분이든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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