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7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 수상자를 기대했다. 하지만 투고타저의 바람이 거세지면서 탄생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타이틀을 거머쥔 마지막 투수는 류현진이었다. 한화 소속으로 2010년 1.82를 기록했다. 1998년 1.86의 정명원(당시 현대) 이후 12년 만이었다. 그 해에는 1.89의 임창용(당시 해태)까지 2명의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있었다.
올해 초반만 해도 기대감이 컸다. 5월 11일 기준으로 박세웅(롯데), 피어밴드(kt), 헥터, 임기영(이상 KIA), 맨쉽(NC) 등 6명의 투수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5일 현재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없다.
↑ 임기영은 지난 25일 광주 SK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의 시즌 1경기 최다 실점. 1.93의 평균자책점은 2.45까지 치솟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규정 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은 2.80(박세웅)이다. 2점대 평균자책점도 박세웅을 비롯해 차우찬(2.84·LG), 피어밴드(2.93) 등 3명에 불과하다. 1점대보다 3점대에 더 가깝다.
박세웅과 피어밴드는 6월 초까지 1점대를 유지했으나 실점이 늘고 있다. 박세웅은 6월 이후 평균자책점이 4.32다. 실점이 늘고 있는 반면 비자책 경기가 1번에 불과했다. 피어밴드도 6실점과 7실점을 한 차례씩 경험했다.
현실적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이 가능한 후보는 장외에 있는 임기영과 맨쉽이다.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면서 규정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24일까지 두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1점대였다.
하지만 25일 나란히 선발 등판한 임기영과 맨쉽은 평균자책점을 낮추지 못했다.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을 한 맨쉽은 1.90에서 2.02로 상승했다. 부상 회복 후 평균자책점은 3.45다. 3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도 1번이다.
임기영은 광주 SK전에서 최정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이 1.93에서 2.45까지 치솟았다. 임기영의 1경기 6실점은 시즌 처음이다. 1경기 최다 자책점도 3점이었다.
시즌 규정 이닝은 144이닝이다. KIA가 92경기를 치른 가운데 임기영은 88이닝을 투구했다. 탈이 나지 않는다면 순위 진입이 확실하다. 현재 기록이라면 1위다. 그러나 1점대 재진입을 하려면 호투 행진이 필요하다. 2경기 연속 9이닝 완봉승을 해도 2점대(2.04)다. 또한, 후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8.38에 이른다. 2경기 연속 6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맨쉽은 임기영보다 평균자책점을 1점대로 낮추기가 쉽다. 그러나 이닝이 관건이다. 2달을 쉬었던 맨쉽은 58이닝만 던졌다. 시즌 종료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최소 86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NC는 53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맨쉽이 규정 이닝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맨쉽은 이닝이터가 아니다. 올해 7이닝 이상 투구한 적이 3월 31일 롯데와 개막전 밖에 없다. 복귀 이후 3경기에서도 6이닝 이상 투구는 1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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