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난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시즌 팀간 11차전을 치른 롯데 자이언츠는 대체 외국인 선수가 선발로 출격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국인 투수는 낯익은 선수였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조쉬 린드블럼(30)이었다. 롯데는 지난 12일 올 시즌 15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5.91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좌완 닉 애디튼(30)을 웨이버 공시했고, 다음날(13일) 린드블럼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롯데로서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애디튼도 개막 전 집으로 돌아간 파커 마켈(27)의 대체 선수였기에, 롯데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한 장 남은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린드블럼은 지난해까지 두 시즌 동안 롯데 유니폼을 입고 23승24패, 평균자책점 4.35의 성적을 냈다. 특히 한국 무대 첫해인 2015년에는 32경기에 등판해 210이닝을 소화하며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56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막내 딸의 건강문제 때문이었다. 다행히 딸의 건강이 어느정도 호전되면서 한국 무대에 돌아올 수 있었다.
↑ 그가 돌아왔다.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9개월만에 롯데에 복귀한 조쉬 린드블럼이 호투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린드블럼의 경우처럼 과거 한국 무대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를 다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있어 왔다. 롯데가 린드블럼을 다시 영입한 것처럼, 한국 무대에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물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도 있는 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가 나중에는 그 평가가 뒤집어진 경우도 있다. 1998년 이후 올해까지 이제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숱한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가 교차해왔다.
◆ 레스·소사·옥스프링 등 재영입 성공 사례를 이어왔던 外人들
재취업 성공의 시초는 두산에서 활약했던 좌완 게리 레스다. 2001년 대체 선수로 KI타이거즈에 입단해 7승9패 평균자책점 4.34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던 레스는 이듬해인 2002년 두산으로 팀을 옮겨 16승8패 평균자책점 3.87의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3년 일본 요미우리에 입단하면서 한국을 떠났던 레스는 2004년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17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의 성적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이후 레스는 2005년 다시 일본 라쿠텐으로 진출했고, 2007년에는 대만 라뉴 베어스에서 뛰었다. 2008년 다시 두산에 돌아왔지만, 5경기만 뛰고 부인의 건강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현재 롯데 퓨처스팀 투수코치로 활약 중인 크리스 옥스프링도 성공 사례를 이었다. 2008년 LG에서 10승(10패)을 거둔 뒤 팔꿈치 상태가 악화돼 한국을 떠났던 옥스프링은 2013년 롯데로 돌아와 그해 13승7패 평균자책점 3.29, 2014년 10승8패 평균자책점 4.20의 성적을 거뒀다. 2015년에는 kt로 팀을 옮겨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8로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투수가 됐다.
현재 LG에서 뛰고 있는 헨리 소사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입증하는 선수다. 2012년 KIA유니폼을 입고, 2013년까지 각각 9승을 올렸던 소사는 2014년 대체 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10승을 거뒀다. 2015년부터는 LG로 팀을 옮겨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에도 7승6패 평균자책점 3.94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지난 시즌 도중 일본 세이부에서 돌아와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한 앤디 밴헤켄. 사진=MK스포츠 DB |
이 밖에 한화에서 7시즌 동안 활약하며, KBO리그 최장수 외국인 선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제이 데이비스도 컴백맨이다. 입단 첫 해인 1999년 타율 0.328, 30홈런, 106타점, 35도루의 성적으로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던 데이비스는 2002시즌까지 4년 동안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가 2003시즌 멕시코리그에 갔다가, 2004년 돌아와 2006년까지 한화에서 뛰었다.
◆ “혹시나가 역시나…” 실패 사례 많았던 外人 재활용
하지만 외국인 선수 재활용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2010시즌 SK에서 14승을 올렸던 카도쿠라 켄은 2011시즌 삼성에 입단했지만, 5승을 거둔 뒤 무릎부상으로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쉐인 유먼도 2015년 한화에 입단했지만, 4승만 거둔 뒤 퇴출되고 말았다. LG는 200년과 2008년 전년도 삼성에서 10승 이상을 거뒀던 팀 하리칼라와 제이미 브라운을 영입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9년 KIA 우승의 주역이었던 아퀼리노 로페즈도 2012년 SK로 팀을 옮겼지만, 부상으로 중도 퇴출됐다.
↑ 2012년부터 3시즌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가 2015시즌 한화에서 중도퇴출된 쉐인 유먼. 사진=MK스포츠 DB |
한 전문가는 “기존 한국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재활용은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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