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꾸준하게 필요성이 제기됐던 야구대표팀의 전임감독제 출항이 임박했다. 향후 대표팀 운용에 있어 패러다임 전환까지 기대된다.
지난 3월 안방에서 열린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서 참패하며 일명 ‘고척 참사’를 겪은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그러자 누적된 발전저해 요소들이 봇물처럼 쏟아졌고 주요 책임이 있는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진퇴양난,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물론 국가대표로서 선수들에 대한 자성론도 함께 제기됐으며 야구계 전반에서도 인프라 개선, 유소년 야구 활성화 등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중 가장 현실적이며 중장기적인 체질개선 대안으로 꼽힌 게 있으니 바로 대표팀 전임감독제다. 매 대회마다 임박해서 사령탑을 선임하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특정한 명망 있는 사령탑을 선임해 그에게 향후 몇 년간, 그 사이 몇 개의 대회까지 책임지고 맡기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의도.
![]() |
↑ KBO가 조만간 향후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을 선임한다. 이번에 선임될 사령탑은 전임감독 형식으로 몇 년간 임기가 보장될 전망이다. 사진은 유력한 후보인 선동열(왼쪽) 전 KIA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국내에서도 매 국제대회가 종료될 때마다 국가대표 전임감독제에 대한 목소리는 높았다. 하지만 현실적 장벽이 많았다. 현직 프로구단 감독은 자리를 잠시 비워야하기에 쉽지 않은 게 현실. 정작 본업인 구단 사령탑 임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부담을 느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렇다고 현직에서 완전히 물러난 원로감독을 선임하는 것도 답이 아니었다. 세계야구 흐름이 광속으로 변하는 시대기 때문에 현장과 감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지금처럼 매번 다른 인물을 선임하자니 연속성 측면에서 제한적이며 치열하게 돌아가는 세계야구계에서 정보선점 등 지지부진한 요소가 많다는 의견이 거듭됐다. 그러다 이번 WBC ‘고척 참사’를 기점으로 이러한 의견이 제대로 힘을 받기 시작했고 KBO 또한 여론을 인식, 전임감독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인선을 진행했다.
후보로는 야구계 명망 있는 전직 프로 감독들이 대부분이었다. 경험과 국제대회 연속성, 리더십 등이 전적으로 고려됐다. 많은 전 감독들이 물망에 오른 끝에 몇 달 전부터 선동열(54) 전 KIA 감독이 유력후보로 떠올랐고 현재는 사실상 확정돼 발표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 전 감독은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인 것은 물론 삼성, KIA 등 사령탑 경험도 풍부하다. 대표팀 또한 지난 2006년 제1회 WBC 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해 올 초 제4회 WBC 대회까지 각종 대회에서 수석 및 투수코치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2015 프리미어12 대회 당시에는 적절하고 알맞은 투수교체와 운영으로 대회 초대우승을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새롭게 돛을 올리는 국가대표 전임감독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름값 아닌 철저한 실력 위주 선발, 장기적 안목에서의 어린 선수들 등용이 우선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초반 시행착오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에 단기적 성과에 얽매이지 않는 안정적 리더십 구축을 급선무로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인 홍보 및 야구계 전반의 신뢰 쌓기, 국제대회에 대한 관심, 선수들의 태극마크 책임감 강조 등이 핵심적 과제로 꼽힌다.
대표팀 전임감독은 빠르면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임기는 당장 오는 11월에 있을 24세 이하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2회 프리미어12,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맡는 3년 계약이 될 전망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