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어제 잘 던지지 않았습니까.” 19일 넥센의 선수 1명이 신재영(28)을 가리키며 한 마디를 꺼냈다. 18일 고척 KIA전의 호투에 대한 호평이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신재영은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6회초 선발투수 김성민의 뒤를 이어 등판한 그는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공 5개로 임무(아웃카운트 2개)를 완수했다. 볼은 없었다.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 가장 깔끔한 투구였다.
신재영은 7월부터 불펜 자원으로 기용되고 있다. 신재영의 부진이 길어지자, 넥센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신재영은 지난달까지 44경기를 모두 선발투수로 뛰었다. 선발투수와 불펜은 경기 준비가 다르다. 경기 상황에 따라 갑작스레 준비를 해야 한다. 신재영은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 |
↑ 넥센 신재영은 18일 고척 KIA전에서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첫 불펜 등판한 5일 고척 한화전에서 1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린 그는 8일 대구 삼성전에도 3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 직후 투입됐다.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밋밋한 공은 안타(8개)가 됐다.
그러나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후반기 첫 경기도 기분 좋게 마쳤다.
넥센은 신재영이 불펜에서 활동하면서 잃어버린 밸런스를 되찾기를 희망했다.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는 선발투수 자원이다. 구위 회복 후 선발진에 합류해야 한다. 그의 활약은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중요한 열쇠 중 하나다.
그 점에서 신재영의 후반기 첫 등판은 긍정적이다. 신재영은 팀이 2-1로 리드한 상황에 등판했다. 처음이었다. 앞선 3경기에서는 팀이 뒤지던 상황이었다. 신재영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운이 좀 많이 따른 것 같다”라면서 “첫 홀드 기록이라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만족스런 내용이었다. 신재영은 “불펜 투수가 된 뒤 가장 괜찮았다. 밸런스를 되찾아 조금 더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감도 얻었다”라고 밝혔다.
신재영은 예년 같이 안 풀리자 스트레스를 받았다. 더 잘 하려고 노력한 것이 역효과를 낳았다. 체인지업을 추가하는데 더 열을 올리면서 기존의 장점이 약해졌다. 어깨가 열리고 팔도 올라갔다. 신재영의 폼은 1년 전으로 돌아갔다.
장정석 감독과 박승민 투수코치는 신재영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잔여 경기가 많지 않다.
신재영도 힘을 내고 있다. 그는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더 잘 해야 한다.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