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축구의 운명이 걸린 승부, 대한축구협회는 왜 킥오프를 평소보다 1시간을 늦췄을까.
한국은 오는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을 갖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전을 오후 9시에 개최한다”라고 17일 발표했다.
꽤 늦은 시간이다. 오후 8시 킥오프가 한국축구 A매치 홈경기의 관행이었다. 앞서 치른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홈 4경기도 모두 오후 8시에 경기 시작 휘슬을 불었다.
↑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은 8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사진=천정환 기자 |
국내 A매치가 오후 9시에 시작하는 것은 2013년 6월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가진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특별한 사유가 있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같은 조 다른 경기(우즈베키스탄-카타르전)와 동시간대에 치러졌다.
하지만 이번 이란전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다. 최종전인 10차전은 9월 5일 펼쳐진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권고도 없었다.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이었다.
경기 개시시간 변경 배경은 ‘이란전 필승’이다. 이란전 결과는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국은 4승 1무 3패(승점 13점)를 기록, A조 2위에 올라있다. 조 2위까지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과 승점차가 1점에 불과하다. 한국의 최종전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그리고 타슈켄트 원정경기다. 이란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선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한국이 이란을 상대할 때 우즈베키스탄은 우한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9시에 치러진다. 당초 오후 8시30분에 열릴 예정이었던 이 경기는 30분이 늦춰졌다. 이에 발 맞춰 한국도 이란전을 오후 8시30분에서 오후 9시로 늦췄다.
↑ 2013년 6월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렸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최종전. 가장 최근 국내에서 열렸던 오후 9시 킥오프 A매치로 한국은 0-1로 패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경기다.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에 한국-이란전을 동일 시간에 치르면서 중국-우즈베키스탄전에 대한 신경을 끄면서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또 하나는 관중이다. 이란전이 열리는 날은 목요일이다. 오후 8시라 해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하기에 빠듯할 수 있다. 시간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1번도 매진이 없었다. 지난해 9월 1일 중국과 1차전에 5만1238명이 몰렸지만 6개월 뒤 시리아와 7차전에는 3만352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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