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승엽(41·삼성)은 대구의 새 구장에서 가을야구를 한 후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삼성은 지난 13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역전패하며 4할 승률(34승 3무 51패)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 5위(두산)와 승차는 10경기다.
불가능은 없다. LG의 지난해 전반기 승패 마진은 ‘-11’이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0’을 만들면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10개 구단 체제가 된 뒤 포스트시즌에 나간 팀의 승수는 69승(2015년 SK)과 70승(2016년 KIA)이었다. 56경기가 남은 삼성은 36번을 이겨야 70승이 가능하다.
삼성은 후반기 반격을 꿈꾸고 있다. 현재 승패 마진은 ‘-17’이다. 쉽지 앉다. 그러나 도전이다. 부딪힌다. 그러면서 앞에 자신 있게 내세우는 건 윤성환(36)이다.
↑ 윤성환(왼쪽)과 김한수 감독(오른쪽)의 하이파이브를 후반기에 좀 더 많이 볼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윤성환은 꾸준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를 맡았던 올해도 빠짐없이 로테이션을 지켰다. 6승(6패)으로 팀 내 최다 승이다. 팀 내 유일하게 100이닝(104⅓)을 넘겼다. 5이닝도 못 버틴 적은 17경기 중 2번에 불과했다.
평균자책점(4.05)도 사실상 팀 내 1위다. 그보다 낮은 투수는 4경기만 뛰고 팔꿈치 수술로 아웃된 장지훈(20·0) 밖에 없다. 윤성환마저 없었다면 삼성의 2017년은 더욱 우울했다.
승운이 없던 윤성환은 6월 이후 4승(2패)을 수확했다. 6월 13일 포항 kt전 이후 평균자책점 3.26으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퀄리티스타트는 총 11번이다.
윤성환은 “좀 더 많이 승수를 챙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목표로 세웠던 퀄리티스타트 10번을 채웠다. 시즌 내내 컨디션이 좋을 수 없는데 부상 없이 전반기를 마쳤다. 그리고 (6월 이후)승운이 따르고 팀도 이겨서 더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꾸준함은 제구와 더불어 윤성환의 장점이다. 2013년 이후 최소 27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 59승을 올렸다. KBO리그 내에서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윤성환은 “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고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게 내 장점이다. 이와 관련해 호평을 들으면 (예년 같이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니까)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5.80이다. 10개 구단 중 9위다. 10위 kt(5.82)와 큰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1년 전보다 성장했다. 새 얼굴도 여럿 등장했다.
윤성환은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후배들도 지난해보다 성장했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성환은 1선발이라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가 에이스라는 것은 팀이 약하다는 이야기다. 삼성은 예부터 에이스가 많았다. 나는 3선발 정도다. 후반기 들어 외국인투수가 원투펀치로 좀 더 활약한다면 팀도 더 강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윤성환이다. 현재 독주 체제를 굳힌 KIA도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오랫동안 내림세였다.
윤성환은 희망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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