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축제는 끝났다. 이승엽(41·삼성)의 마지막 올스타전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위대한 선수 이승엽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진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이다. 그는 은퇴시기를 일찍이 정했다. 그가 판단하기에 2017년 가을이 최적의 시기다. 반환점을 돌았다. 이승엽이 앞으로 뛸 수 있는 경기도 많이 남지 않았다. 이승엽의 소속팀 삼성은 88경기를 치렀다.
마지막이라는 표현이 실감나지 않았던 이승엽도 정든 그라운드, 그리고 감사한 야구팬과 작별할 날이 성큼성큼 다가온다는 걸 깨닫고 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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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이 이제 뛸 무대는 KBO리그다. 경기도 많이 남지 않았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승엽은 마지막 시즌에 대해 특별한 개인 목표가 없다. 여전히 그가 안타를 치고 홈런을 날리면 KBO리그 기록이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더 이상 이루고 싶은 개인 기록은 없다. 이승엽은 전 경기 출전을 꿈꿨다.
한 번도 빠짐없이 야구를 호는 모습을 야구팬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승엽은 전반기에 7경기를 빠졌다. 되돌릴 수 없다. 이승엽에게는 아까운 시간이었다. 남은 56경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더 다를 따름이다. 1경기, 또 1경기가 그에게는 소중하다.
이승엽은 시즌 전 “최대한 많은 안타와 홈런을 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81안타와 16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항상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라고 강조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승엽은 “내 나이가 있으니 이 정도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후회가 들지 않도록 모든 걸 불태워 미련 없이 떠나겠다는 이승엽이다. 정규리그는 3개월 후 끝난다. 56경기는 결코 많은 경기가 아니다. KBO리그에서만 통산 1852경기를 뛰었던 이승엽은 “굉장히 짧은 여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가족도 든든한 우군이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승엽과 일상생활에서 은퇴에 관한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완벽함을 추구하고자 힘들어하는 남편과 아빠를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이승엽은 마지막 올스타전을 마친 뒤 ‘해피엔딩’을 외쳤다. 홈런과 MVP만 없었을 뿐, 다 잘 돼 즐거운 추억을 그의 앨범에 가득 담았다. 이제 돌아왔다. 잠시 멈췄던 레이스는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지만 마음대로 그럴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이승엽이다. 그래도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이승엽은 그 행복을 나누기 위해 열심히 달릴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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