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어느덧 2017 KBO리그도 전반기를 마감했다. 올 시즌도 숱한 기록과 함께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위상에 걸맞은 흥행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의 가장 큰 화두는 타고투저다. 최근 프로야구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고민이었다. 많은 득점과 화끈한 타격전이 흥미를 유발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지루하게 전개되기 마련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 확대 등 타고투저 현상에 대한 보완책을 내놨다. 효과는 금방 나타나는 듯 했다. 폭발적인 타격전이 다소 사라진 반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투수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다시 타고투저다. 6월 리그 평균 타율이 0.298, 평균자책점은 5.64였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된 뒤로 가장 높은 월간 타율, 평균자책점이었다. 타고투저로 회귀하면서 주옥같은 명승부(?)들도 속출하고 있다. 더워지는 여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인내하는 쪽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승부들이다.
↑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는 5시간을 훌쩍 넘어 5시간 38분의 혈투속에 7년 만에 무박2일 경기로 진행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LG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서울과 부산이라는 국내 1,2위 도시를 홈으로 쓰는 팀이라 인기가 많다. 두 팀의 경기는 박진감(?)있게 전개되는 편이라 두 팀의 대결은 ‘엘롯라시코’라는 별칭이 붙었다. 물론 경기의 끝은 예상치 못하거나 황당한 축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6월 부산 사직구장에 열린 두 팀의 경기도 그랬다.
6월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팀간 시즌 7차전은 오후 6시30분에 시작돼 28일 오전 0시9분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 시즌 최장이자 역대 5번째로 긴 무려 5시간 38분 동안 진행됐고, 양 팀은 연장 12회말까지 동점에 역전을 거듭했다. 정규 9이닝 동안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고, LG가 10회초 이천웅의 만루홈런 등 대거 5점을 뽑으며 10-5로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10회말 김문호의 3타점 2루타 등으로 대거 5점을 뽑아 10-10 동점을 만든 뒤 자정을 넘긴 연장 12회말 1사 1, 2루에서 전준우의 안타에 이은 LG 중견수 안익훈의 실책으로 경기가 끝났다. 롯데는 연장전 최다 점수차(5점) 역전승 기록을 세웠고, 팀 최다타이 기록인 투수 10명이 등판했다. 혈투 속에 이대호는 2011년 6월8일 대구 삼성전 이후 6년 만에 3루수로 나섰고, LG의 마지막 투수였던 이동현은 12회초 타석에 들어서기도 했다.
두 팀의 혈투는 다음날도 이어졌다. 이날도 역전과 동점이 이어지면서 연장 12회말까지 진행됐다. 8-8이었던 12회초 LG는 안익훈의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롯데는 12회말 이대호의 동점 솔로홈런으로 9-9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경기는 5시간5분만에 무승부로 끝났다. 이틀 동안 경기시간은 10시간43분이었다. 다행(?)히도 3연전의 마지막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틀 간 치열한 혈투를 벌인 두 팀에게는 꿀맛같은 단비였다.
↑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KIA가 5회초 12득점을 올리면서 1-12에서 13-12로 역전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지난 7월5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는 프로야구 역사상 보기 드문 난타전이 벌어졌다. 해당 주인공은 KIA타이거즈와 SK와이번스. 이 경기 전까지 7연승과 함께 7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한미일 최다연속 두자릿수 득점 경기 기록을 갈아치웠던 KIA의 무시무시한 폭발력과 함께, 홈런군단 SK의 대포까지 타격전의 모든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시작은 SK가 앞섰다. 1회말 한동민(2점)-김동엽(1점)의 백투백홈런, 3회말 제이미 로맥의 투런, 4회말 한동민의 투런홈런까지 홈런 4방으로 12-1로 앞섰다.
하지만 KIA는 5회초 ‘11타자 연속안타’, ‘12타자 연속득점’으로 2개의 KBO리그 신기록을 썼고, ‘12타자 연속출루’, ‘한 이닝 11안타’의 타이기록을 만들어내며 대거 12점을 기록하며 13-12로 역전했다. 이후 KIA가 7회와 8회 각각 1점씩 보태 15-12로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그럼에도 SK는 8회말 무려 6점을 뽑아내 18-15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재원의 2타점 2루타로 14-15로 따라붙더니 계속된 2사 만루서 나주환이 바뀐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3타점짜리 우중간 3루타로 17-15로 승부를 뒤집어 버렸다. 이어 투수 폭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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