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2017시즌 전반기도 그라운드 안팎은 어김없이 시끌벅적했다. 야구팬들은 때론 분노했고 때론 의아했고 때론 놀랐고 때론 황당했고 때론 궁금했다. 전반기 야구계를 들썩인 각종 사건사고를 정리해봤다.
▲때론 놀랐고
어떤 시각에서는 눈살을 찌푸리지만 또 어떤 이들은 야구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는 벤치클리어링. 전반기에는 비교적 규모가 컸던 벤치클리어링이 한 번 나오는데 그쳤다. 지난 5월21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경기. 윤성환(삼성)이 던진 사구와 이에 반응한 김태균(한화)간 기싸움이 1차 발단이 됐고 이어 로사리오(한화)에게 또다시 사구가 향하자 양 팀간 집단 난투극으로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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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1일 대전에서는 삼성과 한화가 집난 난투극에 가까운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최근 보기드문 격렬한 벤치클리어링은 많은 후유증과 이야기를 남겼다. 사진=옥영화 기자 |
얼마 뒤인 6월9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된 양 팀 선수단은 주장들이 나서 화합의 악수를 나눈 뒤 공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다만 한화는 외인투수 비아누에바가 벤치클리어링 당시 손가락 인대파열 부상을 당해 몇 주간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극심한 후유증을 앓았다.
위와 비교해 다소 작은 규모의 벤치클리어링도 있었다. 6월15일 부산에서 열린 KIA와 롯데 경기. 6회초 대타로 나선 나지완이 사구를 맞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롯데 포수 강민호와 몇 마디를 나누더니 설전으로 격해졌고 뒤이어 양 팀 벤치 선수들이 모두 나오며 벤치클리어링 직전까지 이어졌다. 금세 진화됐고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다만 이튿날까지 나지완과 강민호의 설전이 포털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팬들의 높은 관심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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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지난 6월16일 고척 넥센전 당시 오더를 잘못 제출하는 실수를 해 투수가 4번 타자에 이름을 올리는 촌극을 빚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보기드믄 황당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지난 6월16일 고척 롯데-넥센전 때 경기 중반 롯데의 4번 타자는 이대호도, 최준석도, 강민호도 아닌 투수 노경은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경기 전 제출한 롯데의 라인업에는 1루수 이대호, 지명타자가 최준석으로 명기됐으나 1회말 수비에서 최준석이 1루수로 나온 게 발단. 롯데가 선수명단을 잘못 제출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대호는 라인업에서 빠지고 투수 노경은이 4번 타자로 이름을 올리는 촌극이 연출됐다. 커뮤니케이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롯데의 미숙한 운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가 됐다. 조 감독은 다음 날 “오더장을 여러 개 썼는데, 첫 번째 오더가 실수로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5월21일에는 5개 구장 중 4개 구장에서 무료 경기가 펼쳐졌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6개 구단 입장권 예매를 대행하는 티켓링크에 접속 오류가 발생했고 발권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기 때문. 일명 티켓대란이 터진 것인데 결국 잠실을 제외한 4개 구장에서 모두 무료 경기가 열리게 됐다. 손해배상 등은 관련사들끼리 해결할 문제지만 별도로 그날 4개 구장은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웠다.
▲때론 의아했고
2년 전 전 여자친구와 나눈 SNS대화가 알려지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kt 포수 장성우. 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뿐 아니라 동료와 팬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도 함께해 큰 실망을 안겼던 그가 징계를 끝내고 올 시즌 복귀했다. 징계와 별도로 팬들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는데 새롭게 kt 사령탑에 오른 김진욱 감독은 장성우를 끌어안았다. 시범경기가 한창인 지난 3월 장성우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4월 시즌 개막을 함께했다. 2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장성우는 주전과 백업의 경계 속 올 시즌 전반기 동안 65경기에 출전했다.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검증된 선수 한 명이 부족한 kt 입장에서 값진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별개로 kt팬, 더 나아가 프로야구 팬들의 그를 향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편이다.
6월23일 잠실 롯데와 두산전. 이날은 경기보다 경기 후 장면으로 온라인상이 뜨거웠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 이대호가 두산 오재원을 따로 불러 훈계하는 듯한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기 때문. 경기 후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상황서 선보인 이대호의 의아한 행동은 당일 오후부터 온라인을 뜨겁게 만들기 충분했다.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수비 도중 오재원이 불필요한 태그를 했던 것이 이대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설이 유력했다. 때문에 이대호는 꼰대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비난을 받았다.
일이 커지자 다음날 이대호는 “팬들에게 그렇게 보였다면 내 잘못이다. 하지만 훈계한 것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오재원과는 친한 사이며 훈계가 아니라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장난스러운 태그가 문제였다고 해명했다. 사건은 그 후 일단락 됐지만 한 동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야구불문율에 대한 심도 깊은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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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기 막판 드러난 두산 고위관계자와 전직 심판위원의 수상한 금전거래 의혹은 검찰수사까지 이어지게 되며 향후에도 두고두고 남게 될 뇌관이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전반기를 마무리하던 지난 7월2일 알려진 두산과 전직 심판위원간의 수상한 금전거래 정황은 야구팬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공정성이 핵심이 프로스포츠, 그 일선에 있는 구단 사장과 심판 간의 부적절해 보이는 금전거래는 많은 의혹과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 해당 구단관계자는 즉각 사임했지만 피장은 컸다. 이 과정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 또한 사건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 처리한 정황까지 포착돼 팬들을 실망시켰다. 두산 뿐 아니라 다른 구단들에 대한 팬들의 의심도 늘어나게 된 것이 현실. 이 사건의 여파로 문화체육관광부는 KBO에 대한 검찰 고발과 회계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직 현재 진행 형인 이 사건은 향후 후반기에도 프로야구 신뢰성에 큰 뇌관이 되고 말았다.
▲때론 예상됐다
김성근 전 감독과 박종훈 단장, 정확하게는 김 전 감독과 한화 구단 간의 불편하고 어색했던 짧은 동거는 대서사시급 사건사고로 기억된다. 지난 시즌 후 한화는 박종훈 단장을 새로 임명하며 현장과 프런트의 이원화체제를 천명했다. 구단 운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 전 감독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것인데 당연히 시작부터 삐걱됐다. 스프링캠프부터 두 사람의 각종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더니 시즌에 들어가서도 다툼과 갈등은 여전했다. 물 밑 아래도 아니고 표면적으로 드러나며 후유증이 컸다.
기본적으로 김 전 감독과 구단이 상반된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나온 결과. 물과 기름 같은 행보를 이어간 끝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지난 5월23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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