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마이애미) 김재호 특파원] 남은 후반기가 어떻게 흘러가든, 볼티모어 오리올스 내야수 조너던 스쿱(25)에게 2017년은 이미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전반기 타율 0.295 OPS 0.883 18홈런 54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오리올스에서 유일하게 올스타에 뽑혔다.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이기도 했다. 이에 앞선 지난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 팀이 4강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는데 기여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올스타 게임 공식 훈련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 데이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탁자 앞에 놓인 자신의 바블헤드 인형과 함께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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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쿱은 이번 시즌 볼티모어를 대표해 유일하게 올스타에 뽑혔다. 사진(美 마이애미)= 김재호 특파원 |
잊을 수 없는 아시아 원정
"정말 긴 비행이었다." WBC 1, 2라운드를 치른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가장 먼저 이말을 남겼다. 스프링캠프 도중 태평양 반대편으로 날아가 야구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긴 비행’이었다.
그렇다고 그 경험이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바로 "정말 멋졌다"며 당시 자신이 느꼈던 것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문화가 다른만큼 팬들의 응원도 달랐다. 경기 내내 밴드가 음악을 연주했다. 계속해서 음악을 틀면서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소리가 정말 컸다. 재밌었다. 한국에서도 그랬고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아쉽게도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때는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밖에 나가지 않고 계속 안에 머물러서 도시 구경을 많이 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경기장에서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었음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멋진 팬들 앞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어 좋았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WBC,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줬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스쿱을 비롯, 디디 그레고리우스(양키스), 잰더 보가츠(보스턴), 안드렐톤 시몬스(에인절스), 쥬릭슨 프로파(텍사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활약속에 2회 연속 결승 라운드에 올랐다. 켄리 잰슨(다저스)이 합류한 4강전에서는 푸에르토리코와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아쉽게 패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주축은 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제도에 속한 퀴라소와 아루바 출신들이다. 특히 퀴라소에서는 많은 선수들이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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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고척돔에서 열린 WBC에 참가한 스쿱의 모습. 사진=ⓒAFPBBNews = News1 |
어린 시절부터 함께 야구를 해온 퀴라소 출신들은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한다. 그는 이번 시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다저스 마무리 잰슨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 형제와도 같은 그가 이번 시즌 보여준 모습을 보면 정말 자랑스럽다."
그는 재차 "우리가 원하는 것은 퀴라소를 더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스카웃이 그곳으로 가서 더 많은 아이들이 기회를 얻는 것"이라며 퀴라소 야구의 발전을 기원했다.
그 자신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퀴라소를 위대하게 만드는 길이 될 수 있을 터. 그의 소속팀 볼티모어는 전반기 42승 46패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4위에 머물렀다
그는 후반기 반등의 열쇠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서로가 서로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정말 좋은 선수들로 이뤄진 팀이다. 나가서 경쟁하면 된다. 전반기는 그리 좋지 못했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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