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마이애미) 김재호 특파원] 2017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이 성황리에 끝났다. 마이애미, 아니 플로리다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올스타 게임은 3만 7188명의 만원 관중들이 보는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번 올스타 게임은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진 이후 열린 첫 올스타 게임이었다. 이제 '10월로 가는 길이 여기서 시작된다'같은 닭살돋는 광고 문구는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훈훈한 분위기가 넘쳤다.
경기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아메리칸리그 올스타가 2-1로 이겼다. 이번 올스타 게임을 제대로 즐긴 '위너'와 그러지 못한 '루저'는 누가 있었을까?
↑ 로빈슨 카노는 결승 홈런으로 MVP를 차지했다. 사진(美 마이애미)=ⓒAFPBBNews = News1 |
위너
로빈슨 카노
스탈린 카스트로(양키스)의 부상으로 뒤늦게 올스타에 합류한 카노는 연장 10회초 결승 홈런을 때리며 이날 경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올스타 게임에서 연장전에 홈런이 나온 것은 1967년 이후 50년만이다. 당시 올스타 게임에서는 연장 15회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토니 페레즈가 결승 홈런을 때렸다. 이번 여름 축제 대타로 뒤늦게 합류한 그를 주목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제일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한 방을 해냈다. 그를 올스타 MVP로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 넬슨 크루즈는 타석에서 주심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美 마이애미)=ⓒAFPBBNews = News1 |
두 푸에르토리코 출신 선수는 경기장에서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린도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둘은 따듯한 포옹을 나눴고, 몰리나가 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 때도 서로 장난을 쳤다.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진 가운데 이들은 올스타 게임을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넬슨 크루즈
타석에 들어선 크루즈는 유니폼 뒷주머니에서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조 웨스트 주심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포수 몰리나가 사진사를 자처했다. 정규시즌 기간 서로 침을 튀기면서 으르렁댔던 심판과 선수가 모처럼 화해하는 순간이었다.
↑ 애런 저지는 홈런 더비에서 힘을 다 써버린 모습이었다. 사진(美 마이애미)=ⓒAFPBBNews = News1 |
루저
애런 저지
홈런 더비에서 폭발적인 장타력을 과시했던 저지는 힘이 다 떨어졌는지, 본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맥스 슈어저의 예리한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돈 것을 시작으로 세 차례 타석에서 모두 소득없이 물러났다. 올스타 전날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던 그는 그렇게 초라하게 물러났다. 항상 '0.179(지난 시즌 성적)'라는 숫자를 보며 마음을 다진다는 그는 그옆에 '0-3'를 추가할지도 모른다.
컵스
지난 시즌 팬투표에서만 5명을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총 7명의 올스타를 배출했던 시카고 컵스. 이번 시즌에는 단 한 명의 올스타(웨이드 데이비스)만을 배출했다. 그것도 지난 시즌 팀에 없던 선수였다. 한 시즌만에 초라해진 팀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한 명 데이비스마저 결승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 애틀란타 홈경기의 유명인사 프리즈가 올스타 게임을 찾았지만 도전자에게 패했다. 사진(美 마이애미)=ⓒAFPBBNews = News1 |
애틀란타의 새 홈구장 선트러스트파크의 명물, '프리즈'가 올스타 게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색 쫄쫄이 옷을 입은 이 정체불명의 사나이는 애틀란타 홈경기에서 항상 도전자보다 늦게 출발하고도 엄청난 스피드를 앞세워 역전승을 거두며 새로운 구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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