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28)은 165cm의 키로 최근까지 프로야구 최단신 선수로 이름을 올려왔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두 가지 변화에 직면했다. 삼성 라이온즈 고졸신인 김성윤(18·163cm)에 최단신 선수 자리를 내줬고, 타율 0.380으로 타격 선두를 질주 중이다.
특히 작은 체격에 비해 현재 장타율은 0.487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체격이 커야 장타율이 높아진다고 하는 게 일반 상식이지만, 체격이 작은 선수도 충분히 장타율이 높은 경우도 많다. 말이 나온 김에 이번에는 김선빈의 타격과 장타율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 작은 키에도 화끈한 타격과 장타를 선보이고 있는 KIA타이거즈의 김선빈. 사진=김영구 기자
필자가 트레이너이기 때문에 기술적 분석이 아닌 체력파트에서의 관점에서 분석을 해보려고 한다. 좋은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어떤 체력 트레이닝이 필요할까. 보통 운동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로 ‘준비(loading)와 행위’다. 대다수의 트레이너들은 그런 건 아니지만, 잘못된 운동 지도를 하는 트레이너들은 눈에 보이는 형태를 선수에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허리에 힘이 들어가게 힘을 줘”라는 조언, 또는 “다리를 앞쪽으로 빠르게 움직여”라는 지도 언어를 사용한다. 운동이라는 것은 감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형태를 설명해서는 선수가 이해하기 어렵다. 준비를 하는 구간에서는 근육이 늘어나면서 에너지를 모으는 구간이 되며, 행위는 이 늘어난 근육이 다시 짧아지면서 힘을 발휘하는 동작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정확한 운동동작을 지도하면 필요한 부분에 자동적으로 힘이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운동 수행 중 몸의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가고 있는지 선수에게 확인해야 하고 움직임의 동작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필자는 일반적인 저항 운동(웨이트 트레이닝) 또는 퍼포먼스 트레이닝에서 리듬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도한다. 운동을 하는 모습(준비와 행위)이 시계추가 움직이듯 일정한 시간에 왔다 갔다 하면 준비 동작에서 에너지가 모이지 않기 때문에 행위 자체도 파워가 없게 된다. 이런 원리로 저항 트레이닝 동작에서 근육이 늘어나면서 준비되는 시간이 약 2초정도 필요하며, 단축되면서 힘을 사용하는 시간이 약 1초 정도 사용하게 되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선수의 운동 수행 능력이 향상 된다면 준비와 행위에 걸리는 시간도 자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다만 운동 지도 중 무턱대고 빠르게 운동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선수의 고유 리듬을 깨트리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옆으로 걷기 트레이닝 준비동작(왼쪽)과 종료동작(오른쪽)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김선빈의 경우 타격 준비 자세에서 몸통의 꼬임이 잘 이루어지고 이 꼬임을 회전하여 타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작은 체력에도 불구하고 준비 동작에서 하체와 허리 좋은 꼬임이 현재 김선빈의 타율과 장타율을 만들고 있는 원인인 것 같다. 그렇다면 하체와 허리의 꼬임 동작을 연습하기 위해서 필요한 트레이닝에 대해 알아보자. 타격 자세에서 스트라이드는 옆으로 이동하는 동작이기 때문에 '사진'처럼 꽃게 걸음(옆으로 걷기)이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옆으로 걸을 때 주의 할 점은 동작이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며, 머리와 양측 어깨가 위아래, 좌우, 앞뒤로 흔들리지 않게 옆으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흔들림이 생기게 되면 준비동작에서 하체와 허리 근육이 꼬이지 않아 에너지가 없는 상태로 타격을 하게 된다. 에너지가 없는 상태가 되면 불필요한 동작이 몸에 들어오게 돼, 리듬과 힘도 없어지는 원인이 된다. 타자들이여, 꽃게 걸음으로 하체, 허리의 파워와 최적의 타격 리듬을 만들어 보자.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