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올해 그를 다시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시즌 개막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LA에인절스를 취재하는 한 기자와 얘기를 나누다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최지만 얘기가 나왔다. 그 기자는 위와 같은 말로 최지만의 빅리그 복귀 가능성을 낮게봤다.
그도 그럴 것이, 최지만은 지난 시즌 에인절스 소속으로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54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170 출루율 0.271 장타율 0.339 2루타 4개 5홈런 12타점에 그쳤다. 첫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의 '침묵 환영'에 '유령 하이파이브'로 재치 있게 대응하고, 1루에서 다리를 길게 찢으며 공을 잡는 등 인상적인 장면을 몇 차례 남겼지만, 성적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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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만은 6일(한국시간) 양키스 데뷔전에서 홈런을 때렸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
그리고 그는 6일(한국시간)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 7번 1루수로 출전, 홈런을 터트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지만은 기존 1루 자원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기회를 잡았다. 타일러 오스틴은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고, 그렉 버드는 오른 발목에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 1위 크리스 카터는 62경기에서 타율 0.201 OPS 0.653 8홈런 26타점으로 부진한 끝에 양도지명 처리됐다.
로버트 레프스나이더, 오스틴 로마인이 1루 수비를 볼 수 있지만 이들은 유틸리티 선수들이다. 트리플A 56경기에서 타율 0.289 OPS 0.876 8홈런 43타점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이던 최지만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그에게 찾아온 기회다.
일단 최소한 그가 빅리그로 올라오며 밀어낸 카터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카터는 타율도 저조했지만, 볼넷 20개를 고르는 사이 76개의 삼진을 당하며 선구안에 문제가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회는 생각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현재 소속팀 양키스는 지난해 뛰었던 LA에인절스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지난해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탈락한 에인절스는 전력의 공백을 내부 자원을 통해 메우려고 했고, 최지만에게도 적지않은 기회가 돌아갔다. 그러나 양키스는 순위 경쟁중이다. 최근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지구 1위 자리를 뺏겼다. 이들도 작년 에인절스와 마찬가지로 사치세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순위 경쟁에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트레이드 시장에서 '바이어'로 나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차원이 다른 경쟁이 진행되는 셈이다.
일단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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