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한 쪽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와준 손님, 다른 한 쪽에는 너무 늦어 야속한 손님이었다. 2일 잠실에서 열린 KIA-LG 경기 도중 내린 장대비 이야기다. 전자는 KIA 타이거즈, 후자는 LG 트윈스다.
7월2일은 일찌감치 중부지방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앞서 하루 이틀 동안 비가 꾸준히 내렸기에 이는 맞아떨어질 확률이 높아보였다. 2일 당일 오전 오후 서울 하늘에도 먹구름이 가득했다. 큰 비는 시간문제 같았다.
하지만 경기 시작 한 두 시간 전까지도 비가 내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대전 두산-한화 경기가 우천 순연됐음에도 서울지역은 흐리기만 할 뿐 큰 양의 비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 오락가락 빗 속 2일 잠실 KIA와 LG전 경기는 6회 KIA의 7-4 강우콜드 승으로 끝났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LG는 더 간절했다. 이번 주 흐름이 좋지 않았다. 부산 롯데 원정서 연이틀 연장 접전을 펼친 가운데 별다른 수확이 없이 돌아왔다. 게다가 30일, 1일 잠실에서 열린 KIA전서도 대패하며 지칠 대로 지쳐있던 상황. 양상문 LG 감독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전 “큰 비구름이 오고 있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러 의중이 있었다. 좋지 않은 팀 상황 속 지친 선수들을 향한 안쓰러움 또 흐름 좋은 KIA에 대한 부담감이 복합적이었을 터다.
비는 경기 초반 오지 않았다. 예정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초반 흐름은 LG가 장악했다. 4회까지 매 이닝 득점했다. 흔들린 상대투수 양현종을 공략했다. 오지 않은 비가 LG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듯했다.
↑ 2일 잠실 KIA-LG전이 우천으로 인해 KIA의 6회 강우 콜드승으로 끝이 났다. 사진=MK스포츠 DB |
KIA 입장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내려준 비가 됐다. 대승을 거두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경기 또한 일찍 끝 마치며 상대적으로 불펜을 아끼는 여유
반면 LG 입장에서는 한 박자 늦은 비였다. 여러 부분에서 소모가 적지 않은 시리즈가 됐는데 3번째 경기 패배까지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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