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민준구 객원기자] 저학년 선수들이 맹활약한 연세대학교가 난적 성균관대학교를 잡고 공동 2위를 탈환했다. 순위도 순위지만, 아기 독수리들의 비상이 반가운 경기였다.
연세대는 23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펼친 2017 대학농구리그 성균관대와의 경기에서 89-71, 18점차 대승을 거뒀다. 2학년 박찬영(181cm・G)이 17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했고 양재혁(16득점 16리바운드), 천재민(14득점 6리바운드)이 승리를 뒷받침했다.
연세대는 이날 무려 4명의 선수가 경기에 불참했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허훈(181cm・G)은 허리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고 박지원(193cm・G), 한승희(197cm・C), 박민욱(182cm・G)은 청소년 대표팀 차출로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위기 속의 기회가 있다고 했던가. 경기 전에 만난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오히려 저학년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성균관대전에서 저학년 선수들은 은희석 감독의 기대에 적극 부응했다. ‘2학년 듀오’ 김무성(185cm・G)과 박찬영으로 이뤄진 앞 선은 성균관대 특유의 전면강압수비를 무너뜨렸다. 반 박자 빠른 패스와 타고난 볼 키핑 능력을 선보이며 연세대의 트랜지션 오펜스를 이끌었다.
↑ 연세대의 아기 독수리들이 펄펄 날았다. 연세대가 23일 성균관대전에서 저학년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대승을 거뒀다. 사진은 연세대의 미래, 전형준(왼쪽)과 양재혁(오른쪽). 사진=한국대학농구연맹 |
성균관대가 추격의 불씨를 당긴 3쿼터, 신입생 전형준(182cm・G)은 연속 3점포를 터뜨리며 ‘강심장’임을 증명했다. 이전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상황에 한방을 해준 그는 올해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13개를 시도해 8개를 성공시키는 등 ‘차세대 슈터’가 될 재목임을 증명했다.
저학년 선수들의 맹활약은 성균관대를 당황하게 했다. 베스트 라인업으로 구성된 그들이었지만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패하고 말았다. 그동안 어떤 팀도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던 전면강압수비마저 아기 독수리들의 비상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면서 가장 큰 목표를 잃은 연세대지만 성균관대전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발견했다. 연세대는 현재 4학년 선수들이 졸업하면 각 포지션마다 큰 구멍이 생긴다. 심지어 내년엔 중심을 지켜야 할 4학년 선수가 천재민(191cm・F) 한 명 뿐이다. 그러나 저학년 선수들의 성장세는 변화의 과도기를 줄일 원동력이 됐다.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함께 얻었다.
연세대에겐 앞으로 많은 일정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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