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민준구 객원기자] 오랜 세월동안 잠자던 용이 깨어났다. 대학농구리그 초대 챔피언 중앙대학교가 7년 만에 다시 정상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앙대는 22일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체육관에서 고려대와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운명의 승부’를 치른다. 2010년 정상을 차지하고 난 후 수년간 중위권에 머물렀던 중앙대는 이제 단 한 번의 경기에 옛 영광을 되찾으려한다.
현재 중앙대는 13승 1패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개막전이던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패한 이후 13연승을 거두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탔다. 연승 과정에서 연세대에게 지난 패배를 설욕했고 ‘신흥 강호’ 단국대를 대파했다. 상대가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가득 차 있다.
사실 그동안 중앙대는 대학무대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2010 대학농구리그 통합 우승, 2012 대학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제외하면 중위권을 전전했다. 오세근(안양 KGC), 김선형(서울 SK), 임동섭(신협 상무) 등 정상급 선수들이 빠진 빈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신입생 스카우트 전쟁에서 철저히 밀리며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대학 팀들과의 전력 차이를 극복해내지 못한 부분이 컸다.
↑ 중앙대가 22일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체육관에서 고려대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김국찬(왼쪽)과 양홍석(오른쪽)을 앞세운 중앙대는 7년 만에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한국대학농구연맹 |
중앙대는 대학농구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이다. 경기당 평균 85.71득점을 퍼부으며 상대를 거세게 밀어붙인다. 리바운드도 마찬가지 평균 47.79개를 잡아내며 높이에서 압도했다. 두 기록 모두 대학농구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공격성에 비례하는 수비력도 갖췄다. 경기당 5.5개의 블록과 11.21개의 스틸은 중앙대가 공수 조화가 잘 되어 있는 팀이란 걸 증명한다.
또한 중앙대는 리그 2위에 올라 있지만 최근 경기력을 살펴보면 선두 고려대보다 훨씬 좋은 모습이다. 우승을 다툰 연세대와 단국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시즌 초반에 비해 점점 경기력이 물이 올랐다는 평이다. 이에 비해 고려대는 이민형 감독이 복귀하면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예전보다 더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두 팀의 상반된 흐름은 중앙대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U-19 청소년 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누수조차 없다. 신입생인 양홍석과 박진철이 1년 유급한 경험이 있어 나이제한으로 대표팀 참가가 불가하다. 반면 고려대는 핵심 자원인 김진영(193cm・G)이 대표팀에 떠나 있다. 지난 단국대와의 2차전에서 김진영(17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승리한 바 있는 고려대는 그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된 김우재(198cm・F)의 복귀도 중앙대에겐 희소식이다. 그동안 그의 부상으로 양홍석과 박진철이 많은 시간을 출장했다. 두 선수 모두 파울 관리가 다소 부족해 여러 차례 위기를 맞
중앙대는 우여곡절 끝에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7년의 기다림이 오는 22일 단 한 번의 경기로 결정된다. 그동안 연세대와 고려대가 지배한 대학농구의 판도를 오랜만에 중앙대가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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