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김성윤(18·삼성)은 최근 KBO리그의 ‘핫 피플’이다. 프로 데뷔한 지 2주 만에 많은 게 바뀌었다. 미디어의 관심은 더 커졌다. 최단신(163cm)에 주목했다가 호수비에 감탄했고 이번에는 홈런에 경악했다.
김성윤은 지난 18일 대구 SK전에서 3회말 1사 2루서 스캇 다이아몬드의 속구를 때려 우월 2점 홈런을 날렸다. 최단신 선수의 큼지막한 홈런은 이슈였다. 더욱이 이 홈런은 그의 데뷔 안타였다.
상황도 참 묘했다. 김헌곤의 부상으로 2회초 교체 출전했다. 가장 빠른 시간 내 투입이다. 0-0으로 맞선 3회초 1사 1,3루에 타석에 섰다. 삼성 벤치는 스퀴즈까지 고민했다. 그런데 1루수 박정권의 실책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1사 2루가 됐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20일 LG 트윈스와의 KBO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김성윤을 향한 주문이 바뀌었다. 김한수 감독은 ‘한 번 마음껏 쳐봐’라고 했다. 그리고 김성윤은 힘껏 때려 타구를 외야 펜스로 넘겼다. 예상 밖의 홈런에 김 감독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수비하라고 경기에 내보냈는데 큰 걸 해줬다. 누가 그 상황에서 홈런을 칠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라며 껄껄 웃었다.
김성윤의 1군 생활도 약간 달라졌다. 선배들만 했던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경험했다. 18일 SK전 종료 후에 1번 했고, 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또 1번 했다. 화제성을 띄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6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호수비를 펼치며 팀 승리에 이바지했을 때보다 더 관심이 뜨겁다. 2주 만에 다시 잠실구장을 방문한 김성윤은 달라진 위상에 “얼떨떨하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홈런을 친 나조차 놀랐는데, 감독님께서 놀라시는 게 당연하다”라더니 “원동중 친구들 사이에서도 ‘성윤이가 홈런을 친 게 실화냐’라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김성윤은 올해 2차 4라운드 39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원동중 출신 프로야구선수 1호다. 그는 수비와 주루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그는 연습벌레였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힘이 부족했다. 그런데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고 하더라”라며 놀란 반응이었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은 지난 18일 SK 와이번스와의 KBO리그 홈경기에서 3회초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김성윤은 자신의 첫 홈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나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의미가 크다. 다른 야구선수처럼 그들도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쳐 편견을 어느 정도 깼다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김성윤은 지난 18일 경기를 마친 후 부산에 위치한 집으로 갔다. 그의 1호 홈런볼과 더불어 함께 받은 사자인형을 들고서. 그의 가족은 홈런을 친 그를 “대견하다”며 환하게 맞이했다.
김성윤은 “인터뷰가 중요하지 않으나 나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는 걸 느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것보다 앞으로 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 신장이 아니라 야구를 잘 해서 주목을 받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짜릿한 손맛 때문일까. 김성윤은 홈런에 대한 ‘야망’이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게 목표다. 1호 홈런볼을 갖고 있는데, 언젠가 100호 홈런볼도 소장하고 싶다”라며 “더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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